[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기자] '솨아-' 시원하게 쏟아지는 분수 소리가 들리고, 언제 도심의 삭막한 풍경이 있었냐는 듯 주위가 푸르게 바뀐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공기마저 180도 변한 듯한 이곳. 2만 여 평의 부지에 33개의 이야기를 녹여낸 테마 정원 퍼스트가든이다.

경기도 파주시 탑삭골길 260에 있는 퍼스트가든은 딱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려운 곳이다. 유럽 스타일의 건축 및 조형물과 다채로운 콘셉트가 결합된 테마 정원은 마치 이탈리아 한복판에 떨어진 듯한 인상을 주며, 재즈 페스티벌, 디제이 페스티벌 등이 개최되는 음악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결혼식 등 각종 연회에 쓰이는 공간과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그야말로 가족, 연인, 친구, 어린이 동반 등 어떤 구성으로 찾아도 보고 즐길 거리가 많다.

퍼스트 가든의 시그니처 사진 스팟.

가장 눈길이 가는 건 어디에나 펼쳐져 있는 푸른 정원이다. 허브, 약초, 과일 등 철따라 수확의 여신이 주는 풍요로움을 볼 수 있는 허브가든부터 고산, 건조지, 호습성 식물들이 살고 있는 암석정원인 락가든, 빨간색이 주는 활력과 생명력이 있는 컬러테라피정원인 레드가든, 우리나라의 들과 산에 자생하는 생약 및 건강식품의 원료가 되는 식물들이 식재된 약용식물원, 제우스가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압도적 규모의 분수와 하늘에서 물이 넘쳐흐르는 듯한 폭포를 볼 수 있는 제우스벽천분수, 꽃과 풍요의 여신인 플로라가 있는 분수대를 중심으로 사계절 꽃들이 경사지를 이루며 피어나는 토스카나광장,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노단 건축식 정원을 본뜬 테라스가든 등 다채로운 정원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꽃과 나무, 그리고 그것들의 배치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측백나무를 식재해 비스타를 형성한 토스카나길은 '인생샷 명소'로 꼽히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사이프러스 나무 길을 연상시킨다. 퍼스트가든 관계자는 "이탈리아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기 위해 입지 선정부터 고심을 많이 했다"고 귀띔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사이프러스 나무길을 연상시키는 토스카나길.

연인과 함께하는 길이라면 한낮보다는 저녁에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매일 밤 '갤럭시아 판타지'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화려한 빛 축제는 로맨틱한 순간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는 풍경을 만든다. 특히 퍼스트가든을 대표하는 자수화단이 별빛축제의 메인 무대라 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자수화단에서는 포세이돈, 디오니소스, 아테나, 아레스, 헤르메스 등 그리스 신들의 석상도 볼 수 있다.

'어비스' 속 퍼스트 가든의 갤럭시 판타지아.
박보영도 마셨던 레몬티.

이 같은 아름다운 별빛축제 장면은 tvN 종영극 '어비스'에도 등장했다. 극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박보영(고세연)과 안효섭(차민)이 꽁냥꽁냥 데이트를 즐기던 장소가 바로 파주 퍼스트가든이다. 가장 전망이 높고 좋은 포레스트 가든에 있는 카페 보스코에서는 박보영이 마셨던 레몬티도 마실 수 있다. 이곳엔 MBC 종영극 '불야성'의 유이, 진구 등도 다녀갔다.

퍼스트가든 곳곳에서는 이렇듯 한류 콘텐츠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KBS2 종영극 '고백부부'에서 행복을 찾은 장나라(마진주)와 손호준(최반도) 가족이 걸어가던 길과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특집 '썸타클로스'의 촬영지, SBS 종영극 '다시 만난 세계'에서 여진구와 이연희가 셀카를 찍던 폭포 등을 퍼스트가든을 걷다 보면 하나, 둘 확인할 수 있어 한류 스타와 콘텐츠를 사랑하는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각종 한류 콘텐츠가 촬영된 퍼스트 가든.

테마 정원과 식물원, 푸드코트 등을 돌아보다 보면 종종 작업복을 입고 땀을 흘리는 김창희 회장을 만날 수 있다. 매일같이 퍼스트가든의 곳곳을 둘러본다는 김 회장은 "시작할 때 어느 정도 그림을 그려놓고 하지 않나. 그걸 이뤄가는 과정은 어렵지만 완성됐을 때는 무척 기쁘다. 내가 원하는 그림이 있는데 그걸 남에게 구현하라고 시키기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구석구석 직접 다니면서 확인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7년 오픈해 문을 연 지 3년 여가 됐지만 여전히 보완하고 싶은 점이 많다는 그는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뿌듯하다"면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관객들이 최소한 2시간 이상은 마음 놓고 즐겁게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바심 내서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차근차근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들을 보완하겠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걸 보면 나까지 행복해진다. 앞으로 더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정진영 기자, tvN 방송 화면 캡처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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