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편집자] 요즘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각하면서 그들이 SNS상에서 즐겨 쓰는 신조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야민정음’이다. ‘야민정음’은 어떤 단어를 한글 자모 모양이 비슷한 글자로 변형시켜 표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착시현상에 착안해 스티커를 ‘스띠귀’, 공기청정기를 ‘공71청정71’로 표현하거나, 글자를 180도 회전시켜 눈물을 ‘곡롬’, 문을 ‘곰’으로 표기한다. 마치 변곡점을 지나 요철(凹凸)이 바뀌는 모습이다.

어떤 현상을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하지 않는 방식이 ‘발상의 전환’이다.

‘발상의 전환’은 역발상과 상상력으로 구체화되는 사고의 틀로 뜻밖의 기회를 열어준다.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주세패 아르침볼도는 르네상스의 고정관념을 깬 독창성과 상상력으로 더 큰 미적 효과를 추구했다.

그는 과일, 꽃, 동물 등을 이용해 사람의 얼굴을 표현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한 화폭에 정물화와 인물화를 함께 표현하는 화풍을 창조하였다.

대표작 ‘채소 기르는 사람’은 평범한 검은 그릇에 양파, 무, 당근 등 채소그림의 정물화가 뒤집어 보는 순간 검은 모자를 쓰고 수염의 긴 사람의 인물화로 바뀐다.(아래 그림 참조)

삼각형 내각의 합 증명과정도 역발상이 동원되었다. 삼각형 내각의 합은 안에서 보면 180도라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 하지만 피타고라스는 밑변에 평행한 직선이 위 꼭짓점을 지나도록 그어 엇각을 그려 넣고 밖에서 보면 180도가 증명됨을 설명하였다. 콜럼버스도 동쪽 대신에 서쪽 항해를 선택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으려 했다가 훨씬 더 큰 업적인 미국 대륙을 발견하였다.

이렇듯 ‘발상의 전환’은 사고의 한계를 극복하는 수단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적 도구로 활용된다. 마케팅에서도 ‘발생의 전환’이 고객가치 창출의 원천이다. 미국의 한 냉장고 회사는 냉동식품만 먹는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가 일정한 온도에서 언제나 신선한 식품을 요리하게 하고 찬장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마케팅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였다.

사과산지로 유명한 일본의 아오모리현은 큰 태풍에 떨어지지 않고 견딘 사과에 ‘합격사과’라는 이름을 붙여 입시생을 둔 학부모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故 정주영 회장은 현대건설이 서산만 간척사업을 할 때 방조제를 바다 중간쯤 만나게 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조수 간만에 따른 물살의 속도로 공사가 중단되는 절망적 순간에 봉착하지만, 폐유조선을 활용하는 유조선 공법으로 방조제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다.

인용된 사례들에서 보듯이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관점의 변화’가 새로운 가치창출의 출발점인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이 ‘발상의 전환’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다시금 되새겨 봐야 할 때다.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주세패 아르침볼도의 '채소 기르는 사람'. 사진=이치한 칼럼리스트 제공

칼럼리스트=이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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