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개묘한 여행'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반려인 천만 시대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 등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 규모도 꽤 커졌다. 경기연구원 '반려동물 관련 정책의 쟁점과 대안'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업 규모는 올해만 약 2조 원을 웃돌고 있으며, 2027년에는 6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그만큼 유기동물 수도 매년 늘어 문제다. 마냥 키우고 싶단 마음에 성급하게 반려동물을 입양한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모습을 최근 미디어도 주목한 모습이다. '오래봐도 예쁘다', '그랜드부다개스트', '개묘한 여행' 등 예능은 반려동물을 단순한 관심 대상이 아닌 가족으로 바라보며 그에 대한 책임 의식을 짚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실태와 이를 의식해 등장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살펴봤다.
 

MBC '오래봐도 예쁘다'

■ 반려동물 증가와 함께 늘어난 '유기동물'
반려동물과 유기동물의 수는 비례한다. 최근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규 등록 동물은 지난 2015년 9만 1232마리, 2016년 9만 1590마리, 2017년 10만 4809마리, 2018년 14만 6617마리로 증가했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들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증가와 함께 유기동물도 많아졌다. 우리나라의 유기동물 수는 지난 2015년 8만 2100마리에서 2016년 8만 9732마리, 2017년 10만 2593마리로 증가했다. 지난해엔 12만 1077마리가 유기된 것으로 추산됐다.

사람들은 함께 살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준다는 의미에서 반려동물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예쁘다. 키우고 싶다'로 생각되는 게 문제다. 주변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동물을 입양한 주인들이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유기동물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관리와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버려진 동물들을 위해 '지자체가 운영하는 카페형 유기동물 분양센터' 등 다양한 대안이 나왔지만, 늘어나는 유기동물의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인 주인의 책임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JTBC '그랜드 부다개스트'

■ 최장수 '동물농장' 후로도 계속되는 동물이야기
미디어도 이러한 사회 문제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케이블 채널에서는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예능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SBS '동물농장'은 가장 오래된 최장수 동물 예능이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한 '동물농장'은 벌써 9년째 방송되고 있다. '동물농장'은 인간과 밀접한 생활을 나누는 동물들을 모습을 살펴보는 프로그램. 보는 이로 하여금 우리가 얼마나 동물들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방송에서는 거리를 떠도는 동물들의 사연이 자주 소개되는데, 치료부터 공생을 책임질 새 주인을 만나는 과정까지 그려지며 뭉클함을 선사한다.

'동물농장'을 시작으로 안방극장에는 다양한 반려동물 프로그램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채널A '개밥 주는 남자 개묘한 여행'(이하 '개묘한 여행')이 첫 방송됐다. '개묘한 여행'은 스타와 반려동물이 함께 국내와 세계 곳곳을 누비는 '글로벌 펫 여행' 프로젝트다. 이날 방송에는 배우 박시후가 15년 차 '냥 집사'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작품 속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이 두 고양이와의 밀당에 쩔쩔매면서도 자상함으로 교감을 시도해 이목을 자아냈다. 가수 김희철도 반려견 기복이와 함께 출연했다. 본격 동반 여행을 앞두고 김희철은 반려동물행동 전문가인 설채현 수의사를 찾아 기복이의 '여행 능력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반려동물 애호가 면모를 보였다. 이들은 앞으로 반려동물과 힐링 여행을 떠나 펫트래블러 성장기를 담을 계획이다.

최근 파일럿으로 짧게나마 방송한 MBC '오래봐도 예쁘다'(이하 '오! 예')도 비슷한 동물 예능이다. '오! 예'는 반려동물을 잃은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나 물리적 제약 때문에 키우지 못하는 사람, 경험이 없어서 키우지 못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이유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일일 펫시터' 체험을 해보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 동물을 맞을 준비가 돼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방송에는 나이가 들거나 병에 걸린 동물, 장애가 있는 동물, 대형동물 등이 출연해 반려인이 마주할 수 있는 사실적인 문제가 등장해 현실적인 공감을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최근 종영한 JTBC2 '그랜드 부다개스트' 역시 반려견이 머무를 수 있는 가상의 호텔에서 유기견들이 생활하며 평생 함께할 가족을 찾아주는 이야기로 관심을 모았다. 호텔리어로 나선 스타들은 유기 동물을 돌보면서도 입양 신청이 들어오면 체계적인 면접을 거쳐 입양을 도왔다. 
이처럼 현재 방송가는 반려동물 문화와 유기동물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반려동물과 유기동물의 증가수가 비례하고, 관련 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 문화를 주목하는 기획들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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