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로 변신한 ‘배구여제’…신비주의 벗고 소통 나서는 스포츠 스타들
‘유튜버’로 변신한 ‘배구여제’…신비주의 벗고 소통 나서는 스포츠 스타들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8.20 17:51
  • 수정 2019-08-20 18:12
  • 댓글 0

유튜브 채널 '식빵 언니'를 개설하며 유튜버로 변신한 배구 국가대표 김연경. /식빵 언니 영상 캡처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바야흐로 ‘유튜브 시대’다.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누구나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로서 활동할 수 있다.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채널 운영이 가능하다. 정치인, 연예인, 아티스트, 회사원, 주부 등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유튜브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수십만 명의 구독자(팔로어)를 보유한 ‘SNS 유명인’을 뜻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기업들도 유튜브를 고객들과 소통,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교육부·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6~7월 실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서 유튜버는 초등학생이 꿈꾸는 직업 5위에 뽑혔다.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유튜브가 우리 사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이미 상상 이상이다.
 
◆ 스포츠계도 유튜브 열풍 

스포츠계에도 유튜브 바람이 거세다. 스포츠 스타들이 유튜브에 출연하는 것은 더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프로 스포츠 연맹, 협회, 구단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팬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으로 경기 때는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색다른 모습을 공개하면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은퇴 후 전문 유튜버로 변신한 스타들도 있다. ‘꽁병지 TV’를 운영 중인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김병지(49),‘박명환 야구TV’를 선보이고 있는 전 프로야구 선수 박명환(42)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K리그의 전설적인 골키퍼였던 김병지는 현재 구독자 32만여 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다. ‘왕년의 에이스’ 박명환이 운영하는 박명환 야구TV도 구독자가 5만5000명에 이른다. 두산 베어스에서 함께 활약했던 정수근(42)과 토크쇼는 평균 조회수가 40만에 육박한다. 최근엔 전 프로농구 선수 하승진(34)이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하승진은 한국 농구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가하며 농구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38)도 몇 년 전부터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에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유튜브 활동은 은퇴 선수들에게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닌 하나의 ‘밥줄’로 자리를 잡았다.
 

은퇴 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축구인 김병지. /'꽁병지 TV' 캡처
은퇴 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축구인 김병지. /'꽁병지 TV' 캡처

◆ ‘식빵 언니’로 변신한 ‘배구여제’ 김연경

최근 더욱 눈에 띄는 점은 은퇴 선수뿐만 아니라 유명 현역선수들도 1인 방송을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배구여제’ 김연경(31 ·터키 엑자시바시)이다. 김연경은 18일 유튜브 채널 ‘식빵 언니’를 개설했다. ‘식빵 언니’는 김연경의 별명으로 2016년 리우 올림픽 일본전 도중 승부욕을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은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힌 뒤 붙여졌다. 김연경 유튜브 채널의 첫 영상은 브이로그[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다.

관련 영상은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채널을 개설한 지 이틀 만에 구독자 1만 명을 돌파했다. 김연경은 1인 방송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19일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홍콩전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그는 “예전부터 유튜브 방송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이 괜찮은 타이밍인 것 같았고, 좋은 인연을 만나서 같이 해 보자고 해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브이로그(V-log)에 관심이 많은데 영상을 담당해주시는 분이 언박싱부터 여러 가지를 알려주고 찾아보고 있다. 콘텐츠가 많은 것 같아서 여러 가지를 해 보려고 한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또한 “저는 괜찮다고 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별로더라. 더 많은 구독자와 ‘좋아요’를 원한 것 같다. 구독자 만 명이 넘으면 뭔가 있다고 들었다. 넘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연경 외에도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는 김보경(30·울산 현대), 이용(33·전북 현대), 전 축구 국가대표 구자철(30 ·카타르 알 가라파)이 유튜브로 팬들과 소통 중이다. 김보경은 지난 3월 ‘KBK 풋볼TV’를 개설해 K리그 이야기와 훈련법, 일상 등을 공개하고 있다. 이용은 자신의 별명을 딴 ‘용언니TV’를 열었다. 구자철도 “청소년에게 꿈, 희망, 용기를 전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밝히며 팬들과 함께 채널을 만들어가고 있다. 종합격투기 선수 ‘스턴건’ 김동현(38)은 ‘매미킴TV’를 운영하며 격투기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 그의 채널 구독자는 19만 명에 이른다.

격투기 스타 김동현은 유튜를 통해 운동법을 공유하고 있다. /매미킴 TV 캡처
격투기 스타 김동현은 유튜를 통해 운동법을 공유하고 있다. /매미킴 TV 캡처

◆ 스포츠스타들이 유튜브를 하는 진짜 이유

과거와 달리 스포츠 스타들이 카메라 앞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개인 브랜드 가치 상승, 팬들과 소통, 이미지 제고 효과, 부수입 등 여러 요소와 맞물려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팬들과 직접적인 소통이다. 전통적인 미디어나 구단의 방송 채널에서 간접적으로 의견을 나누던 스타들이 직접 유튜브를 차려 격식 없이 팬들을 만나고 있다. 김연경은 “워낙 배구하는 모습만 보여 드렸다. 예능에 나갔을 때 반응도 좋았고 김연경의 배구 외적인 걸 보여 드리니 팬들이 더 좋아하고 소통되는 느낌이었다. 이런 기회가 있을 때 해 보자고 해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신비주의 콘셉트’를 유지했던 스포츠 스타들이 이제는 달라졌다. 인간적인 모습을 대방출하면서 팬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유소년 선수들과 취미로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들에게 노하우와 경험을 유쾌하게 전한다. 스포츠계에서도 대세로 떠오른 유튜브를 매개체로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팬들과 소통하겠다는 김연경은 “당연히 운동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유튜브 활동을 할 것이다. 시즌 중에도 쉬는 시간이 있으니 그때 하려 한다. 터키에서 쉬는 시간에 마땅히 할 게 없다. 그럴 때 (유튜브로 팬들과 소통을) 하면 좋을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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