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일곱 번째 순서로 여름 성수기 극장을 맞아 기대작들을 개봉한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3대 배급사의 경제 가치를 살펴봅니다.

올 한 해 여름 극장은 한국영화 기대작들의 연이은 개봉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가장 먼저 개봉한 ‘나랏말싸미’가 개봉 전 이슈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으나 ‘엑시트’(CJ ENM) ‘사자’(롯데엔터테인먼트) ‘봉오동 전투’(쇼박스) 등이 줄줄이 개봉,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치열한 전쟁이 이뤄졌다.

■ 7월 한국영화 관객수 최저치..8월 반등 성공

앞서 7월 한국영화는 부진으로 고배를 마셨다. 영진위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7월 기준으로 2008년 이후 최저치인 334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8.0%(205만 명 ↓) 감소한 수치다. 7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7%(189억 원 ↓) 줄어든 254억 원이다. 7월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도 2004년 이후 최저치인 15.2%를 나타냈다.

2016년 1578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2017년 7월 ‘스파이더맨: 홈 커밍’이 개봉하면서 686만 명으로 곤두박질쳤다. 2018년 7월에도 ‘앤트맨과 와스프’가 개봉한 탓에 7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539만 명으로 감소했다. 영진위는 “MCU 페이즈 3의 마지막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지난 7월 2일 개봉함에 따라 이 시기를 전후로 경쟁력 있는 한국영화가 개봉을 피했고, 거기에 역사왜곡 논란에 발목 잡힌 ‘나랏말싸미’의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영화 관객 수가 평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7월 말을 기점으로 한국영화가 반등에 성공하며 해당 영화 배급사들은 다시 웃을 수 있게 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뜨겁게 흥행한 영화가 ‘엑시트’다. CJ ENM이 배급한 이 영화는 ‘짠내’ 캐릭터들의 재난 탈출기를 그리며 관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개봉 3일째 100만, 11일째에 500만, 14일째 600만, 18일째 700만 돌파에 성공하며 8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반일 운동이 확산된 시국에 개봉한 항일 영화 ‘봉오동 전투’를 배급한 쇼박스 역시 호황을 맞았다. 개봉 14일째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다만 박서준을 내세운 ‘사자’를 배급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160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 CJ ENM-쇼박스, 하반기 성적 기대

하반기에도 투자 배급사들의 성적은 비교적 밝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실적을 낸 CJ ENM은 올해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1626만 명), ‘기생충’(1007만 명)으로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배출했다. ‘엑시트’ 역시 800만 고지에 점점 가까워지며 세 편의 천만 영화를 내지 않겠냐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사바하’(239만 명) ‘걸캅스’(162만 명) 등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다.

CJ ENM 영화사업 부문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상반기 매출 1719억 원, 영업이익 288억 원을 기록했다. CJ ENM은 2분기 영업이익이 9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792억 원)와 비교해 22.3% 증가한 수치다.

쇼박스 역시 하반기에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13% 넘게 하락한 주가를 보였으나 7월 ‘봉오동 전투’의 개봉을 알린 뒤부터 18.06%나 증가한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패키지’ ‘퍼펙트 맨’ 등 하반기에로 라인업이 완성돼 있는 점 역시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엔터테인먼트와 NEW 등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배급사들 역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각각 ‘타짜: 원 아이드 잭’ ‘힘을 내요, 미스터 리’ 개봉하며 추석 관객 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NEW의 경우 6월 개봉한 ‘비스트’의 흥행 참패로 큰 투자 손실을 봤다. NEW는 2분기에 매출 275억 원, 영업손실 29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2.9%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가 지속됐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2억4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흥행 영화를 보유한 배급사와 주요 극장들 수익성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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