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애경 등 증인 출석 기업 '전전긍긍'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 애경 등 증인 출석 기업 '전전긍긍'
  • 김아름 기자
  • 승인 2019.08.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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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참사 청문회, 27~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 진행
기업 총수 포함 증인 80명 채택, 출석 확인된 인원 48명
특조위, "정부와 기업에 사회적 책임 명확히 물을 것"
장완익 특별조사위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연합뉴스
장완익 특별조사위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 김아름 기자]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를 앞두고 애경산업 등 증인 출석 요청을 받은 기업들이 곤혹스러운 눈치다. 이번 청문회를 주도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청문회 상황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라 대표의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기업의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오는 27~28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진상을 밝히고자 청문회를 진행한다. 청문회는 증인이 나와 질의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다. 피해자들의 모두 진술과 방청객 발언 등도 예정돼 있다.

첫째 날인 27일은 오전, 오후에 따라 기업 분야와 정부·피해지원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 특조위는 기업 분야에 유공·SK케미칼, 애경산업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세워 1994년 가습기 살균제를 최초 개발한 경위와 제품의 안전성 검증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품 제조와 판매 과정에서 안전성 검증을 못한 점과 사건 대응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점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정부 분야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에게 지난 2016년 가습기살균제를 생산, 판매한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했는지 여부 등을 묻는다. 이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 주원료 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의 안전성 시험 방치에 대한 책임도 규명할 계획이다. 

피해지원 분야에는 피해자 2명이 출석,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지원 과정에서의 지원 축소 등도 다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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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에는 가습기 살균제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옥시싹싹)을 판매한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PB) 관계자들을 청문회장에 세운다. 이 자리에는 LG생활건강과 환경부, 질병관리본부, 국방부 관계자 등도 함께 한다.

LG생활건강은 119가습기 세균제거 제품을 110만 개 이상 판매한 바 있어 특조위는 이들에게 가습기 살균제 개발과 원료 선정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에게는 옥시싹싹 등 가습기살균제의 주원료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에 대한 유해성 심사 부실 문제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방부 관계자에게는 (가습기살균제 사태 파악 전) 원인불명의 급성 간질성 폐렴을 초기에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을 캐물으면서 최근 드러난 군부대 내 가습기 살균제 사용 여부와 피해 사례 등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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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가 진행되는 양일간 기업의 전·현직 임원들이 거론되면서 증인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관련 기업들을 난처한 분위기다. 공개적으로 이뤄진 첫 청문회인데다가 해당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만큼 모든 여론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석을 요구 받은 기업의 한 관계자는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기업 대표 등 임원이 출석하는지 등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라고 곤혹스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 또한 "(증인 출석이) 당연하지만, (특조위 청문회가) 갑작스럽게 공지된 일정이라 해외 출장 등 사전에 잡힌 일정으로 참석 여부가 사실상 불투명하다"라면서 "(임원들의) 참석 여부를 확실히 하기엔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재계 일각에선 전·현직 임원들의 출석은 기업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한 목소리다. 이미 국회 청문회와 검찰 수사가 이뤄진 상태에서 총수 등을 재차 소환할 경우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특조위는 "증인들 출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라며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락스만 나라시만 RB그룹 최고경영자(CEO) 내정자 등 특정인들은 (출석여부가)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일까지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조위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기업과 정부분야를 합쳐 모두 80명의 증인과 18명의 참고인을 채택했으나 출석 의사를 밝힌 증인은 48명으로 현재까지 출석할 것으로 알려진 증인은 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이사와 김철 현 대표이사,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이사와 채동석 현 대표이사, 박동석 현 옥시RB 대표이사, 박헌영 현 LG생활건강 대외협력부문 상무 등이다.

전·현직 공무원 가운데선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윤성규 전 환경부 장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유선주 전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에 특조위 측은 기업인의 증인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24일 장완익 특조위원장은 "청문회에서 기업과 정부에 명확한 책임을 묻겠다"라며 "증인들은 청문회에 출석해 진실을 말해 달라. 피해자들과 국민들은 이들이 참사 발생과 대응 과정에서 사회적, 법적 책임을 다했는지 알 권리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특조위가 업무 수행을 위해 증인 등을 불러 청문회를 열 수 있고, 채택된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