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회사는 2년 연속 순손실... 재계,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먼 행보" 눈살
정상영 KCC명예회장/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스경제=조윤성 기자] 일부 재벌 오너들이 회사가 손실을 입은 책임경영을 통한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야 함에도 허리띠를 졸라매기는커녕 자신의 뱃속만 챙기는 모습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범현대가로 속하며 한때 ‘시숙의 난’의 중심 축에 섰던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 등이 회사는 적자규모가 확대됐음에도 본인들의 연봉은 대폭 늘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에프앤가이드가 5억원 이상 고액 보수를 받은 상장사 임원 현황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정몽진 KCC회장이 올해 상반기 보수가 10억원으로 올랐다. 정 회장의 동생인 정몽익 사장도 7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정 회장이 작년 같은기간 대비 43.41% 증가했고 정 사장이 43.05%가 늘었다.

정몽진 KCC 회장/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이 이끄는 KCC는 올해 상반기 주택 분양·거래 감소에 따른 건자재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연결 기준 매출(1조6496억원)과 영업이익(759억원)이 작년 상반기보다 각각 14.13%, 46.40% 줄고 순손실은 9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KCC는 작년에도 연간 영업이익(2435억원)이 전년보다 26.2% 줄고 231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지만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사장의 연봉은 각각 18억7000만원과 14억원으로 역시 35.3%, 35.1% 늘어난 바 있다.

하이트진로도 상반기 영업이익은 64억원으로 85.30% 줄고 431억원의 순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으나, 박문덕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작년보다 36.94% 늘어난 12억8450만원에 달했다.

또 면역항암제 등 신약 개발 업체인 에스티큐브의 정현진 대표 역시 올해 상반기 보수가 8억5000만원으로 작년보다 41.67% 증가했지만, 회사는 상반기에 영업손실 57억원, 순손실 62억원을 기록했다.

진원생명과학도 상반기에 59억원의 영업손실과 44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박영근 대표의 보수는 14억400만원으로 11.34% 증가했다.

이밖에 E1의 구자용 대표이사 회장과 심텍의 전세호 회장도 각각 상반기 당기순손실에도 보수가 늘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펼쳐야 할 오너일가가 적자가 나던 손실이 나던 자기 뱃속만 챙기는 모습이라 볼수 있다”며 “오너일가가 고통분담을 부르짖기는커녕 자기잇속만 챙기는 모습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정몽익 KCC사장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편 회사가 적자를 내면서 보수가 대폭 깎인 경영진들도 있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가 7억6500만원으로 작년 동기(20억5800만원)보다 62.83% 줄었다.
나윤성 테크윙 대표의 상반기 보수는 8억8100만원으로 52.81% 삭감됐고 김영민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총괄사장 보수도 5억9000만원으로 52.27% 감소했다. 오창근 에프앤리퍼블릭 대표의 상반기 보수도 5억3600만원으로 49.24% 줄었다.

한편 올해 상반기 회사는 적자를 냈지만, 자신의 보수는 오히려 올린 상장사 경영진이 6개사, 7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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