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모낭 성체줄기세포 항상성·재생능력 비가역적 손상 세포사멸 증명
서울대병원, 동물실험으로 확인…‘영구탈모 치료 기대’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영구탈모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 연구팀(김진용 연구임상강사)은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항암치료제로 손상된 성체 줄기세포의 유전자 정보 회복과정에서 모낭 줄기세포의 손상과 세포사멸이 영구탈모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권오상 교수

항암치료 후 발생하는 탈모는 항암 생존자들에게 심각한 문제로, 화학적 항암치료를 받은 암환자의 약 65%에서 탈모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로 회복 가능하지만 마지막 항암치료 종료 후 6개월 이상이 지났는데도 회복이 잘 되지 않을 경우 회복이 안 되는 ‘영구탈모증’으로 분류된다.

성인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나 특히 항암치료와 함께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소아환자의 약 12%에서 흔히 발생하고 어린 나이에 항암치료를 받을수록 위험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모낭은 성장기와 휴지기의 모발주기를 평생 반복하는 대표적인 재생기관이다. 모낭줄기세포는 성장기의 초기에만 잠깐 증식하는, 매우 안정적인 성체줄기세포이므로 빨리 증식하는 세포를 공격하는 항암화학치료에 저항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영구적인 탈모가 실제로 상당수 환자에서 발생하므로 모낭줄기세포 풀(pool)의 고갈 여부와 함께 실제로 회복이 되돌리기 어려울지 의문으로 남아있다.

권오상 교수 연구팀은 면역반응을 억제한 실험용 쥐에 사람의 모낭을 이식한 후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한 뒤 영구탈모를 유도했다. 이후 항암치료로 세포가 손상되는 과정과 함께 모낭 줄기세포의 손상과 세포사멸 원인을 관찰했다.

연구 결과, 항암치료로 모낭에 초기 손상이 가해지면 모낭 줄기세포에 반응성 증식(priming mobilization)이 발생하고 DNA 손상에 취약한 상태로 전환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대량의 성체줄기세포 세포사멸(large-scale apoptosis)이 발생해 줄기세포 고갈과 함께 조직재생능력의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하는 과정도 확인했다.

권오상 교수는 “정상조직의 조직손상(off-target effect)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항암치료스케줄의 개발은 물론, 모낭성체줄기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는 보존치료법과 새로운 모낭재생 기술개발을 통해 영구탈모증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 온라인판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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