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8년만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 앞둬... 6천억원대 추가영업익 확보
하반기 실적개선 청신호 전망... 전략차종 글로벌시장 진출 시동

[한스경제=이정민·강한빛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뜻을 한데 모았다. 2011년 이후 8년 만에 임금단체협상을 분규없이 협상으로 마무리 지었다. 잠정합의로 오는 9월 2일 노조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이러한 노사의 움직임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보호무역 확산에 따른 글로벌 정세가 교섭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임단협이 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노사가 전향적인 자세로 교섭에 임했다는 평가다.

노사는 대내외 경영환경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 및 품질경쟁력 제고에 공동 노력할 것을 공감하고, 경영실적과 연계한 합리적 임금인상 및 성과금 규모에 합의했다.

특히 노사는 지난 7년 동안 지지부진하게 협상을 벌여 온 임금체계 개선에도 전격 합의했다. 통상임금과 최저임금 관련 노사간 법적 분쟁을 해소하고, 각종 수당 등 복잡한 임금체계를 단순화했다. 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에 산입해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함과 동시에 지급 주기를 격월에서 매월 분할 지급으로 변경했다. 잠정합의안은 임금(기본급)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3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담았다.

이러한 노사간 합의에 대해 증시도 화답했다. 노사간 합의 이후 출발한 주식시장에서 현대차는 장 초반 3%대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전날 보다 2% 상승한 12만7500원으로 장마감했다.

특히 노사간 무분규로 인해 6300억원대 추가 영업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파업만 안했을 뿐인데 실적 개선에 대규모 영업익도 발생한다는 얘기다. 이달 특히 노사간 무분규로 인해 6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발생한다는 분석에 하반기 현대차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피해 현대차가 인식할 수 있는 영업이익 규모는 우선주 포함 시가총액 대비 1.2∼2.0% 규모인 3838억∼6342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1987∼2018년 현대차의 연평균 파업 일수는 14일, 연평균 생산 차질 대수는 4만8911대였고, 최근 3년간은 연평균 파업 일수가 17일, 생산 차질 대수는 8만829대로 파업 피해가 더 확대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 1분기 현대차 국내공장의 대당 추정 공헌이익 785만원을 대입하면 3838억∼6342억원의 손실이 예상된 것인데 올해 무분규 임단협이 성사되면 이 같은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의 금전적 이익 외에도 주변 정세를 고려해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는 노조 측의 유연한 태도에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하반기 신차 출시와 전략차종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어 현대차 하반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하반기 팰리세이드 증산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의 인도 출시, 4분기께로 알려진 신형 그랜저 출시로 실적개선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는 임단협에 앞서 8월초 휴가기간 전에 팰리세이드 증산에 합의해 3분기부터 미국시장세서 팰리세이드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수출이 미미하고 일본산 부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일본 수출규제도 피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차 노사는 최근 일본 수출규제 및 보호무역 확산에 따라 부품 협력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인식,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노사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자동차 관련 첨단 부품 국산화를 통해 최고 품질 차량을 적기에 공급하자는데 노사가 뜻을 모았다.

부품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사 공동 선언문’이 갖는 의미도 크다. 현대차는 2ㆍ3차 협력사의 경영 개선과 연구ㆍ개발을 위한 대출 프로그램 외에도 해외 진출과 교육 부문에서도 폭넓게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노사는 9500명 규모로 진행중인 사내하도급 근로자 대상 특별고용 일정을 1년 단축해 2020년까지 채용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적용 사례가 없어 이미 사문화된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채용’ 단협 조항을 삭제하고, ‘유일 교섭단체’ 단협 조항을 개정해 위법성 논란을 해소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의 분규가 항상 완성차업계에서는 분깃으로 작용해 왔는데 여러 가지 악재 돌파를 위해 노사가 뜻을 한데 모은 것으로 보인다”며 “무분규 하나에 6000억원을 넘는 영업이익일 발생하는 점도 현대차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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