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배성우가 구마 사제복을 입었다. 오컬트 공포영화 ‘변신’(21일 개봉)에서 구마사제 중수 역을 맡아 기존의 연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웃음기는 사라지고 진지한 듯 서늘한 연기로 색다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배성우는 “안 해 본 캐릭터이기 때문에 기존 모습과 달리 좀 변화를 주려 했다”며 “공포감과 형제애를 동시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변신’의 중수 역할은 그 동안 선보인 캐릭터와 많이 다르다. 외향적인 면에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있다면.

“특별히 아이디어를 냈다기보다 머리스타일을 단정하게 하려고 했다. 중간에 수염을 기른 모습이 있는데 아무래도 중수의 트라우마가 담기다 보니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제작진에게 얘기했다. 구마사제복은 양복점에서 잘 맞춰주셨다. (웃음)”

-영화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출연했나.

“처음에 봤을 때는 소재 자체가 뜬금없고 ‘이게 뭐야?’라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장르 자체가 매력적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오컬트물을 좋아했다. ‘엑소시스트’를 보고 나서 후유증에 시달려 30대 이후로 잘 보지 않게 됐다. 그런데 한국 오컬트 영화는 재미있는 게 많았다. 고전적인 호러물 같지도 않고 많은 장르가 섞여있었다. 김홍선 감독님이 영화의 느낌을 뜨겁게 잘 살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집요하다.”

-연기에 대해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는데.

“결국은 관객들이 어떻게 느끼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전체적으로 공포영화인만큼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다. 공포감과 임팩트를 주는 부분도 있고, 사람 간의 서스펜스를 주는 장면도 있다. 또 가족 간의 뜨거운 정서가 많이 담기다 보니 이게 잘 연결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강구(성동일)와 중수의 형제애가 있으니까. 내가 원래 뜨겁게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마지막 장면은 내가 봐도 민망했다.”

-악마가 가족의 모습으로 변신했다는 설정 만큼 악마 캐릭터도 연기해야 했는데.

“그 때는 정말 준수가 된 마음으로 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어느 정도 관객을 속이는 신이기도 하니까. 악마의 감정을 갖고 연기한 건 아니지만 그럴듯하게 보이고자 했다. 악마로 변했을 때 자신이 가족에게 서운했던 점, 힘든 점을 이야기하지 않나. 감정적으로. 그런 신이 좀 재미있었다.”

-감정적으로 힘든 연기가 많았는데 후유증은 없었나.

“후유증은 없었다. 그런데 악몽과 가위 눌림이 매일 일상적으로 반복됐다. 가위를 이틀에 한 번은 눌렸다. 안 눌린 날보다 눌린 날이 많았다.”

-인생 캐릭터를 꼽자면.

“지금은 드라마 ‘라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극 중 홍일 지구대 제1조 조장(경위) 오양촌 역을 맡아 다양한 모습을 연기했다. 대본을 받을 때부터 대사가 마음에 와 닿는 게 많았다. 아무래도 드라마라는 게 영화보다 훨씬 많은 분량이다 보니 인물에 몰입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촬영 기간은 비슷한데 배역으로 상대방과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보니까 애정을 더 느낀 것 같다. 사실 육체적으로는 ‘라이브’가 제일 힘들었지만 그만큼 가장 즐겁게 찍었다. 연기하는 재미가 많이 있었던 작품이다.”

-실제로는 어떤 성격인가.

“주변에서는 나를 말랑말랑하다고 표현한다. 스스로를 마초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도 그렇게 보지 않는다.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닌데 최근에 커피숍에서 ‘러브 액츄얼리’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 옆에 앉아 계신 남성 분께서 쳐다보시다가 내가 다 울고 나니 사인을 요청하셨다. (웃음)”

-동생인 배성재 SBS 아나운서는 작품을 보고 어떤 평가를 해주나.

“매번 내 작품을 챙겨보지는 않는다. ‘김복남 살인사건’은 못 보겠다고 했다. ‘꼴 보기 싫다’ 싶으면 내 작품을 안 본다. 감상보다는 결과론적으로 ‘관객수 어떻게 됐느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네가 영진위 들어가서 찾아보라’고 답해주곤 한다. 우리는 정말 평범한 형제다. 어머니와 세 명이 함께 사는데, 어머니와 셋이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다니지만 둘만 무엇을 하진 않는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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