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저금리 장기화로 운용 수익 급감
저금리에 자본확충 압박으로 생명보험사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왼쪽부터 생보사 빅3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한화·교보생명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영업부진을 겪고 있는 생명보험사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역마진 현상을 겪는 데다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압박도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4개 생보사의 순이익은 2조12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3조1487억원 대비 32.4%(1조204억원) 감소했다.

빅3 대형사의 당기 순이익은 41.3% 급감했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8% 줄었고, 삼성생명은 7566억원으로 47.7% 쪼그라 들었다. 다만 교보생명은 4819억원으로 15.8% 증가했다.

대형사의 당기순이익 급감은 2000년대 초반까지 5~9%대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영향이 크다. 저금리 기조로 보험료를 운용해 얻은 이익이 급감하면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은 역마진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IFRS17 도입도 보험사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IFRS17은 현재의 시장금리를 반영해 적립금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보험사가 연 9.0%대 저축성보험을 팔았을 경우 과거에는 지급 시점에서 연 9.0%대 수익을 낼 것으로 가정한 후 적립금을 쌓았다면 IFRS17에서는 1%대 저금리로 줄어드는 운용수익을 감안해 더 많은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

이는 부채의 확대로 이어져 보험사 건전성 평가 지표인 RBC(지급여력) 비율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요즘 생보업계 화두는 IFRS17"이라며 "아직 도입까지 시간이 있지만 지금부터 새 회계기준에 맞추기 위해 적립금을 쌓아도 RBC 비율이 기준 이하로 떨어질까봐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은 줄어든 상태에서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 가입자들에게 지급할 원금과 이자, 이를 위한 위한 적립금까지 보험업계는 지금 완전 겨울"이라고 했다.

권혁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