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편집자] 중국의 국제금융학자 쑨훙빙의 저서로 유명한 ‘화폐전쟁’은 머니 게임 관점에서   세계 금융사를 바라 본 각색실화(팩션)다. 이 책이 10여 년 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서양역사 발전에서 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축전과 그 배후를 파헤치며, 세계 금융시장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21세기 세계를 지배할 결정권은 핵무기가 아닌 화폐라고 말한다. 세계금융의 흐름을 파악하고 화폐를 통제하는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관념을 증명해 보인다.

미·중간의 1년 이상 이어진 무역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급기야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져 글로벌 경제환경이 점점 악화되는 양상이다. 환율전쟁은 달러당 7위안의 벽을 깨고 올라오는 포치(破七)현상이 나타나자 미국이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데서 점화됐다. 중국은 환율을 절하하면 그 만큼 중국산 제품의 달러표시가격이 싸져 늘어나는 관세를 상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늘날 환율은 특정한 경제주체들만의 주제가 아니다. 깊이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느 모임에서조차 원·달러환율이 화두가 되곤 한다. 일상에서도 환율의 향방이 관심사가 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환율의 결정에는 여러 다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지만, 가장 큰 요인이 금리와 경제성장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다. 이 중 자금이동의 변곡점을 연출하는 위력적인 요소가 금리다.

기준금리는 인위적으로 관리되는 정책변수다. 돈의 가격이 금리라면 환율은 통화 간의 교환비율이다. 따라서 환율과 금리간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이 ‘국제피셔효과’다. 국가간의 실질금리는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국가 간 명목금리의 차이는 통화간 기대되는 환율변동과 같아진다는 개념이다. 환율과 금리는 빛과 그림자처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의미다.

최근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원·달러 환율변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미국 돈의 값이 내려가 달러약세, 원화강세의 결과로 환율하락이 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반면 미국 금리가 기대만큼 내리지 않거나 오히려 올라간다면 반대 흐름이 나타나게 된다.

만약 우리나라 금리가 내린다면 원화가치가 하락하여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이처럼 환율과 금리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물론 이러한 흐름이 복잡한 현실경제에서 단선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금리 하나만으로 환율이 보인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완전경쟁시장이나 다름없는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은 수많은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는 고차방정식의 영역이다. 다만 환율과 금리의 상관관계를 감안할 때 환율이 금리에 의해 해석되는 경향이 크다는 가능성은 분명한 사실이다. 

칼럼리스트=이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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