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산업은행 매각의지 강력...관건은 가격
KDB생명이 다시 매물로 나왔다. KDB생명 본사 전경. /KDB생명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KDB생명 매각이 성공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중순께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을 KDB생명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주관사는 매각공고를 위해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은 2014년 두차례, 2016년 한차례에 걸쳐 KDB생명을 매물로 내놨지만 팔리지 않았다. 

관건은 가격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약 6500억원에 인수했다. 산업은행은 인수 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현재까지 약 1조 2500억원을 투입했다.

때문에 산업은행 측은 최소 6000억원 이상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순자산 규모가 약 1조원 수준인 KDB생명의 가치를 5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또한 생보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도 KDB생명 매각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24개 생명보험사 잠정 순이익은 2조 1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감소했다. 보험영업 부문 적자는 11조 8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실적 개선을 주요 매각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 올해 상반기엔 당기순이익 335억원을 달성했다. 또한 자본확충을 통해 지급여력비율(RBC)을 232.66%까지 올렸다.

하지만 시장에선 KDB생명 매각의 흥행을 낙관할 수는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산업은행, 매각 의지 강력...KDB생명 사장 등에 매각시 인센티브 45억원 제시

앞서 산업은행 이사회는 지난 7월 KDB생명 수석부사장으로 백인균 산업은행 경영관리부문 부행장을 임명하고 정재욱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KDB생명의 매각을 맡겼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DB생명에 대해 "애초 인수하지 않았어야 할 회사"라며 조속한 매각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매각 성공시 금액에 따라 사장에게 5억~30억원, 수석부사장에게 2억 5000만~15억원를 지급하는 등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경영'보다는 '매각'에 치중한 낙하산 인사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KDB생명이 산업은행 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낙하산 인사'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는 이 회장과 정 사장이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1999~2004년 금융연구원 연구원으로, 이 회장은 2000~2003년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백 수석부사장 역시 이 회장 '라인'으로 역대 5번째 산업은행 출신 부사장이다.

다만 정재욱 사장은 지난해 KDB생명 사령탑에 오른 후 체질 개선을 통해 2017년 순손실 767억 1000만원이었던 회사를 순이익 63억 9000만원으로 돌려놨다.

◆ KDB생명 유력 매수후보?...우리금융에 쏠린 눈

현재 KDB생명을 매수할 수 있는 유력 후보자로 우리금융그룹이 꼽힌다. 올해 초 지주사 전환 이후 M&A(인수·합병)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인수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시선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4월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 취득계약을 체결하고 7월 24일 동양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롯데카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7월에는 국제자산신탁 지분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사업다각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최근 비은행 부문 사업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금융그룹은 KDB생명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KDB생명 매입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우리은행의 BIS(자기자본) 비율 회복이 먼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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