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복지부, 한국방송작가협회 등과 '자살장면 가이드라인' 발표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앞으로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 콘텐츠에서 자살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일이 줄어들 전망이다. 자살을 미화하거나 동반 자살하는 등 장면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 표지/제공=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방송작가협회,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방송과 인터넷 등 영상콘텐츠의 자살 장면에 영향을 받아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한국방송작가협회가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에 포함된 것을 계기로 올해 2월부터 가이드라인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며, 4월부터 8월까지 작가, 언론계, 학계, 법조계 등 전문가 11명이 참여해 가이드라인은 개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 등을 제작할 때 자살 장면을 신중하게 묘사할 것을 권고하는 4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우선, 자살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도록 하고, 자살을 미화하지 않도록 했다. 동반자살이나 살해 후 자살과 같은 장면을 지양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자살 장면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청소년의 자살 장면은 더욱 주의하도록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자살 장면 방영 이후 미국 청소년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지적에 따라 넷플릭스는 해당 장면을 삭제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중앙자살예방센터 지켜줌인 대학생 서포터즈는 2018년 8월 1일부터 2019년 7월 31일까지 국내에서 방영된 드라마 중 자살 장면이 포함된 드라마 50편을 점검했다.

모니터링 결과, 50편의 드라마에서 자살 장면이 118회 표현돼 드라마 1편당 자살 장면이 평균 2.4회 방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118회의 자살 장면을 가이드라인에 따라 분석한 결과 95.8%(113회)가 자살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했으며 83.9%(99회)가 자살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표현해 가이드라인을 위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방송작가협회,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는 향후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협회에서 발간하는 월간 ‘방송작가’ 등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홍보하고, 방송작가협회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방송작가뿐만 아니라 연출자, 방송 관계자 대상 홍보를 통해 영상콘텐츠 제작 시 가이드라인을 따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영진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언론의 보도 문화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일선에서 영상콘텐츠 제작에 참여하시는 분들께서도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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