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최근 몇 년 간 해외 음악영화들은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음악영화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인기 장르로 자리잡았다. ‘레미제라블’(2012) ‘라라랜드’(2016) ‘보헤미안 랩소디’(2018) ‘알라딘’(2019) 등 모두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며 N차 관람 열풍을 일으켰다. 충무로에서도 이 같은 열풍에 힘입어 음악, 뮤지컬 영화가 속속들이 제작되는 추세다. 
 
■ 유열부터 핑클까지..‘유열의 음악앨범’, 그때 그 시절 음악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포스터

최근 극장가를 핫하게 달구며 흥행 중인 배우 김고은, 정해인의 음악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1994년부터 2007년까지 방송된 동명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했다. 방송 시작 당시 기적같이 만난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의 사랑을 그린다. 

영화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명곡을 플레이리스트로 선정했다. 유열부터 신승훈, 이소라, 핑클, 루시드 폴, 모자이크 등과 국내 최초로 콜드플레이(Coldplay)의 곡 ‘픽스 유(Fix You)’가 삽입돼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라디오 속 사연곡처럼 미수와 현우의 상황에 따라 바뀌는 음악들은 영화에 대한 몰입을 더욱 배가시킨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음악을 담당한 연리목 음악 감독은 “영화 속 음악들이 라디오 신청곡 앨범 같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라디오를 들으면 여러 사연들도 나오고, 여러 가지 장르가 나오는데 이 영화가 딱 그런 작품인 것 같다”고 소개했다. 메가폰을 잡은 정지우 감독은 “당시 음악들을 찾아보면 정말 잊혀지지 않는 가사들이 많다. 영화 속 두 남녀의 상황, 감정을 가사로 대신할 수 있는 음악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배우가 직접 부르는 노래..뮤지컬 영화 나온다 

배우 류승룡, 염정아 / 임민환 기자

제작자와 투자자들은 음악영화뿐 아니라 뮤지컬 영화로 발판을 넓히고 있다. 음악영화를 향한 관객의 높은 선호가 드러남에 따라 가창력을 겸비한 배우들을 내세우며 뮤지컬 영화 제작에 나선 것. 

김고은은 정성화가 안중근 열사로 분한 ‘영웅’(제작 JK필름)에서 명성황후의 죽음을 목격한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 역을 맡았다. 1909년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의 마지막 1년을 담은 영화다.

김고은이 분한 설희는 원작인 동명 뮤지컬에서도 안중근과 더불어 가장 비중이 높은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캐릭터로 이번 작품에서 어떤 연기와 가창력을 펼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고은은 첫 뮤지컬 영화 출연에 대해 “음악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긴 한다. 한국에도 좋은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영웅’은 내게 새로운 시도인 것 같아 부담된다. 넘버들이 너무 어마어마하다. 잘 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배우 류승룡과 염정아도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제작 더 램프)를 통해 노래 실력을 뽐낸다. 영화에는 이문세와 함께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알만한 가수들의 명곡 레퍼토리가 이야기에 담긴다. 학창시절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생일선물을 요구한 아내, 그런 아내와 동행하게 된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다. 류승룡, 염정아가 부부로 호흡한다.

특히 그 동안 노래 실력을 뽐낸 적이 드물었던 두 배우가 영화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지 관심사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국가 부도의 날’ ‘스플릿’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완벽한 타인’ ‘극한직업’을 쓴 배세영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이처럼 두 편의 영화가 뮤지컬 영화 제작의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결국 이들의 흥망성패가 향후 뮤지컬 영화 제작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국내에서 제작된 뮤지컬 영화가 얼마나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작품의 정확한 메시지와 안정적인 노래 실력, 배우들의 열연이 조화를 이뤄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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