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징역형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 보호관찰과 추징 명령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SK그룹과 현대가 등 재벌가 3세들이 변종 대마를 상습 투약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보호관찰, 추징 명령을 받고 석방됐다.

지난 4월 변종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손자 정모(28)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자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6일 선고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SK그룹 3세 최영근(31)씨와 현대가 3세 정현선(28)씨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각각 1000여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수차례 반복적으로 대마를 매수하고 흡연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반성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씨의 선고가 끝난 뒤 "따로 훈계를 좀 해야겠다"며 입을 연 표 부장판사는 "약물로 피고인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며 "다시는 마약에 손대지 말고 피고인의 다짐처럼 재능도 살리고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정씨에게도 "두 번 실패해서는 안 된다"며 "초범이라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다음에는 실형을 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최씨와 정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1000여만원 추징을 구형한 바 있다.

최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마 쿠키와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대마 81g(2200여만원 상당)을 사들여 상습적으로 흡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며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로, SK그룹 계열사인 SK D&D에서 근무했다.

최씨와 함께 4차례 대마를 함께 흡연했다가 적발된 정씨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자택 등지에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대마초를 총 26차례 흡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8남인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옛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장남으로 검거 전까지 아버지 회사에서 상무이사로 일했다.

한편 변종 대마를 투약하고 밀반입하려 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29)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도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씨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법원은 서류 심사만으로 구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된다.

이씨는 지난 1일 오전 4시 55분께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변종 대마를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간이 소변 검사에서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적발 당시 여행용 가방에는 액상 대마 카트리지가 담겨 있었고 어깨에 메는 백팩(배낭)에도 캔디·젤리형 대마 등 변종 대마 수십 개가 숨겨져 있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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