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사가 자산운용 종합적 관리, 증시 변동성 확대에 투자자 관심
증권사들이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의 금융자산을 직접 관리해주는 랩어카운트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증권사에선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거나 리서치센터와 협업하는 등 랩어카운트 경쟁력 강화를 통해 투자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자산 누적 잔고는 11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12조4000억원보다 5조8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랩어카운트 누적잔고는 2016년 말 100조8000억원을 돌파한 후 꾸준히 늘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투자자가 맡긴 재산을 증권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적절한 운용·배분과 투자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증권사는 그 대가로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투자자가 직접 종목을 매매하는 기존 투자 방식과 달리 증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운용·투자자문까지 전반적으로 제공하는 종합 금융 서비스다. 랩어카운트는 채권, 해외펀드 등 투자처를 다각화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2010년 초 특정 종목 편중으로 손실을 기록하면서 한동안 외면받았지만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다시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다양한 랩어카운트 상품을 내놓으면서 치열한 투자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일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NH로보 EMP랩’을 선보였다. 투자자의 투자성향 파악부터 투자종목 추천까지 과정 대부분이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된 상품이다. 사람의 주관적 판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금융위원회 주관 제4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최종 통과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들을 수집·분석해 인공지능으로 지수의 상승·하락을 예측하는 모델을 기반으로 투자자산군의 비중을 배분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2016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지속해서 참여하고 있다”며 “NH투자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은 최근 출시한 NH로보 연금EMP랩을 포함한 총 6개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른 자산운용사나 각 증권사에서 운영 중인 리서치센터와 협업하여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지난달 30일 위너스자산운용의 자문을 통해 운용하는 ‘위너스 글로벌 채권 ETF Wrap’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미국 코어·하이일드 채권(신용 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고수익·고위험 채권) ETF에 투자하고 금리 인상기에는 금리 헤지 ETF를 편입해 중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소액으로 채권 투자 효과가 나타나는 ETF를 운용해 직접 채권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낮췄다. 투자하는 ETF마다 약 100개 내외의 채권에 나누어 투자해 분산투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자체 리서치센터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하나 온리원(OnlyOne)리서치랩’을 지난달 20일 출시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리서치센터가 산업구조, 시장환경, 정책적 요소 등을 고려해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추천종목을 제시하면 랩운용실은 시황과 종목의 특수성을 고려해 자산을 운용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신한 EPI 글로벌 채권 ETF 랩’과 ‘신한 EPI 글로벌 리츠 랩’ 등 2개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지속적인 상품 출시로 신한금융투자의 랩어카운트 운용잔고는 지난 8월 말 5조원을 돌파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안전한 분산투자에 대한 고객들의 욕구가 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고객들의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랩어카운트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한 만큼 고객들이 다양한 곳에 투자해 효과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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