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엑시노트 980’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 기린990은 유럽시장용
삼성전자 5G 통합 칩 '엑시노스 980' 제품 이미지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가 5G통합 칩을 선보이며 기술 굴기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시장에서 기술력이 경쟁사를 압도한다는 자신감으로 일체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5G통합 칩을 선보인 중국업체들이 경쟁 대상으로 꼽은 삼성전자는 직접 대응을 자제하며 5G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통신용 칩과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하나로 통합한 ‘엑시노스 980’를 모토로라, 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5G SoC(System on a chip, 시스템온칩) ‘엑시노스 980’을 공개하고, 올해 안에 양산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5G시장이 점차로 확대됨에 따라 칩생산 업체들은 잇따라 시장확보를 위해 5G스마트폰에 적용할 통신용 칩셋과 AP(액세스 포인트) 개발에 혈안이다.

업계는 기존 제품이 전력소비와 성능이 다소 떨어지고 공간도 많이 차지해 스마트폰 적용을 꺼려왔다. 특히 스마트폰 내부공간을 많이 차지했던 만큼 이번 5G 통합 칩에 쏠리는 관심이 높다.

화웨이는 지난 6일 IFA 2019에서 기린 990(Kirin 990)과 5G 기린 990으로 구성된 플래그십 칩셋 기린 990 시리즈를 공개하며 중국의 기술 굴기를 다시 한번 선보였다.

이날 리차드 위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는 “5G 기린 990이 세계 최초의 5G SoC이며 업계에서 가장 콤팩트한 5G 스마트폰 솔루션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또 “5G 기린 990은 최첨단 7나노 극자외선(EUV) 제조 공정으로 제작 및 5G 모뎀과 통합돼 더 작은 크기로 낮은 전력 소비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퀄컴과 삼성전자는 4G SoC와 5G 모뎀을 함께 쓴다"며 "기린 990은 삼성전자 엑시노스보다 36%보다 작고 효율성은 20% 높으며, 퀄컴 스냅드래곤보다 26% 작다"고 주장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갔다.

화웨이는 신규 칩셋을 ‘메이트30’에 적용해 내수 시장 외 주력 시장인 유럽 등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화웨이는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차지하며 1위 삼성전자(32%)를 뒤쫒고 있다.

이는 중국이 5G에서도 기술력 확보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자국 외에도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는 유럽 시장에서 시장확대에 나서기 위해 삼성과 퀄컴을 언급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화웨이가 신규 5G 칩셋을 들고 나왔다 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미국정부의 거래제한 규제 조치 이후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훙멍OS’를 탑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유튜브, 지메일, 구글지도 등의 앱을 사용할 수 없어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화웨이의 5G 스마트폰으로는 지난 7월 출시한 첫번째 5G 스마트폰인 ‘메이트20X’ 하나 뿐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5G 스마트폰으로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비롯해 ‘갤럭시S10’, ‘갤럭시 노트10 시리즈’, 보급형 ‘갤럭시A90’까지 탄탄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5G 스마트폰에서 선두기업 이미지를 확보한 삼성전자가 생산한 5G 통합 칩이 해외에서도 중국보다는 더 신뢰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5G 통합 칩을 해외 거래선을 통해 공급에 들어간다고 하면 화웨이가 신제품을 선보인다 해도 기존 공급선을 확대해 나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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