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올해도 추석을 앞두고 가수 임창정이 돌아왔다. 근 몇 년 동안 뜨거운 여름이 가고 그 결실을 축하하는 계절이 오면 임창정은 늘 신보로 음악 팬들 곁을 찾고 있다. 정규 15집 '십삼월'을 내고 컴백한 그는 이미 컴백을 기념한 방송 촬영을 다 끝냈다. 아마 추석 연휴 가족들과 함께 자신이 출연하는 방송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서늘해진 바람소리와 잘 어울리는 신곡 '십삼월'을 들으면서.

-타이틀 곡을 비롯해서 앨범의 모든 트랙이 '일월', '이월' 이런 식이다. 어떤 의도가 담겨 있나.

"타이틀 곡을 선정하고 타이틀 곡 제목은 무조건 '십삼월'로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왜냐면 13월이라는 게 실제 달력에는 없는 달이잖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할 확률은 내 인생에 없다는 내용이 '십삼월'이라는 제목과 잘 맞을 것 같더라. 그렇게 해 놓고 다른 곡들을 봤는데 딱 12곡이 있는 거다. 그래서 들어보고 '넌 일월로 가, 넌 구월, 넌 삼월' 이런 식으로 다 맞춘 거다. 신기하게 노래가 다 각자 잘 맞는 계절이 있더라. 겨울, 십이월에는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느낌이 나는 노래를 넣었다."

-이전에 비해 약간 잔잔해진 느낌도 드는데.

"완전 잔잔하지. (웃음) 이번에 내가 곡을 많이 안 쓰고 신인들 곡을 많이 받아서 거의 안 바꾸고 웬만하면 그대로 다 불렀다. 내가 참여한 트랙은 두 트랙이고 작사는 여섯 곡 했다. 곡을 받아서 선택하고 보니 다들 차분하고 이런 노래들이더라. 원키로 라이브가 가능하다 다. 이건 노래 좀 하는 사람들은 노래방 가서 완전히 멋있어 보이게 부를 수 있는 그런 정도라고 본다. 노래 잘하는 유튜버들은 한, 두 키 올려서 자기 노래 잘하는 걸 뽐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주 높은 고음이 없는 건 의도된 건가.

"심심하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작년에 예고했다시피 이제 힘든 곡은 안 하려고 한다.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서로 힘든 것 같다. (웃음)"

-타이틀 곡은 어떻게 선정됐나.

"두 곡이 최종 후보에 있었는데 '십삼월'이 월등하게 높은 표를 받았다. 남자 분들은 대부분 '멜로디가 귀에 쏙 들어오고 좋다'는 반응이었다."

-타이틀 곡 외에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곡은 없나.

"'구월'이다. 그래서 '구월'이라는 제목도 붙였다. 지금이 9월이니까."

-매 번 정규앨범이다. 곡 작업에 참여도 많이 하고. 다작의 비결이 있을까.

"저축을 잘 해놓으면 된다. 어느 날 길에서 멜로디가 떠오르면 나는 안 미루고 그 자리에서 바로 녹음을 해둔다. 그러면 그게 쌓인다. 거의 내년에 나올 앨범을 올해부터 작업한다고 보면 된다."

-최근 계속 가을 초입에 컴백하는 것 같은데.

"가을이 시작하는 길목,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이런 발라드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신곡을 내는 가수들도 많고. 나도 그렇다. 9월에, 1년에 한 번씩 성적과 상관없이 여러분들에게 불러 주고 같이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최소한 미니, 아니면 정규앨범만 내려고 한다. 더 이상 곡을 쓸 여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지금 어린 친구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방식이 있을 거고 나 역시 그렇다. 나는 이런 식으로 음악을 해왔고 정규앨범을 내는 게 당연시 되던 때를 살아왔다. 그래서 뭐 큰 일 한다는 마음은 아니고 그냥 이게 내 스타일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 계속 정규를 내려고 한다. 나라도 계속 이렇게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

-정규앨범을 내면 아무래도 타이틀 곡 외의 곡들은 큰 주목을 못 받지 않나.

"나를 기다려주고 임창정의 감성을 원하는 분들이 있지 않나. 1년, 2년 나를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서 앨범을 만드는 거기 때문에 묻히지 않는다. 절대 묻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추석 연휴인데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음악 방송을 안 하기 때문에 이번 앨범 활동 계획은 없다. 추석 즈음 나갈 방송들은 다 찍어뒀다. KBS2 '불후의 명곡', '스케치북' 촬영했고, 연예 정보 프로그램들도 다 찍었다. MBC '라디오스타'에도 나온다. 대신 여러 행사 다니고 유튜브 콘텐츠로 여러분과 소통할 계획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반응을 얻고 싶나.

"앨범 전체를 다 들어본 분들의 반응이 듣고 싶다. 아마 타이틀 곡을 듣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내가 이번 앨범에서 얘기하고 싶었던 건 '우리, 이거 고민하고 있는 것도 별 거 아니다. 아무리 '행복하라'고 주위에서 이야기를 해도 결국 시간이 답이더라. 우리 조금은 놓고 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앨범을 듣고 '인생이 녹아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면 좋겠다. 그리고 아마 편곡이 예전보다 조금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다."

사진=YES IM 컴퍼니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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