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투자자 2165명이 해외금융계좌 보유...전년대비 68% 증가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해외로 눈을 돌린 국내 투자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실시한 해외금융계좌 신고 결과 총 2165명의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모두 61조 5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인원은 지난해 대비 878명(68.2%) 증가한 반면 신고금액은 4조9000억원(7.4%) 가량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해외투자에 나선 투자자 수는 늘었지만, 해외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신고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금융상품의 수익률 저하 등에 따른 평가금액 감소와 해외주식 처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국세청은 분석했다.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한 국내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국세청 제공

개인 투자자는 모두 1469명이 5638개 해외계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자산 규모는 6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해외계좌 보유 인원은 99.6% 늘었으며, 보유금액은 7.2%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은 총 696개 법인이 1만515개 계좌를 보유했으며, 모두 55조 1000억원의 해외금융 자산을 신고했다. 해외계좌 보유 법인 수는 지난해보다 26.3% 증가한 반면 보유금액은 7.4% 감소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 신고인원이 크게 증가한 데는 신고기준 금액을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춘 점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5억∼10억원 사이의 신고기준 금액 인하 구간에서 755명이 2468개의 계좌, 총 5365억 원을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중 개인 투자자가 627명, 총 4463억원을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0억원이 넘는 해외금융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도 1410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체 신고인원보다 123명, 9.6% 가량 증가한 숫자다. 이들은 총 61조원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인 신고자 수가 106명(14.4%) 가량 증가했다"며 "최근 3년간 개인 신고인원이 매년 1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해외금융자산 미신고자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과 제도 홍보 등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진신고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작년에 신고하지 않았던 1129명이 올해 총 6조7000억원 가량을 새로 신고했으며, 이 중 개인 투자자가 870명(1조3000억원), 법인 투자자가 259개 기업, 총 5조 4000억원을 새롭게 신고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 1인당 평균 신고금액은 43억원이며, 법인 1곳당 평균 신고금액은 792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좌 유형별로는 예금과 적금계좌의 신고금액이 31조7000억원으로 전체 금액 중 가장 많았고(51.6%), 그 다음이 주식계좌로 23조8000억원(38.7%), 그 밖의 파생상품, 채권, 보험 등 계좌가 6조원(9.7%)으로 나타났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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