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극장가 성수기로 불리는 추석 대목을 맞아 한국영화 3편이 나란히 11일 개봉했다. ‘타짜: 원 아이드 잭’부터 ‘나쁜 녀석들: 더 무비’, ‘힘을 내요, 미스터 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해 추석에는 ‘안시성’, ‘명당’, ‘협상’ 세 편이 같은 날 개봉했으나 ‘안시성’을 제외하고 모두 손익분기점 돌파에 실패했다. 연휴 기간이 단 4일로 예년보다 짧은 만큼 관객들은 영화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각 영화들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봤다.

■ ‘타짜: 원 아이드 잭’, 오락적 재미 YES..긴 러닝타임 ‘아쉬워’

‘타짜: 원 아이드 잭’은 대중에게 사랑 받은 ‘타짜’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도박판 타짜들의 치열하고 처절한 세계를 다룬 작품으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허영만 화백의 동명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전작과 달리 화투판이 아닌 포커를 다루며 색다른 차별화를 꾀했다.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화려한 손기술이 가히 돋보인다. ‘올인’과 ‘베팅’을 오가는 쫄깃한 장면들이 여전히 차고 넘친다. 또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어울리는 수위의 도박판이 펼쳐진다. 잔인하고 선정적인 장면도 다수 등장한다. 박정민과 최유화의 베드신보다 이광수의 전라 노출이 더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팀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작품인만큼 캐릭터들 간 연기 합도 좋다.

다만 워낙 인기 있는 시리즈라 전작들과 비교는 불가피하다. 명작으로 불리는 ‘타짜’(2006)에는 완성도가 미치지 못한다. 러닝타임은 똑같이 길지만 완성도와 재미가 1편 같지 않다 보니 지루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캐릭터의 서사와 부연 설명 역시 지나치게 길다.

■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스케일은 UP..호불호는 갈릴 듯

마동석을 내세운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2014년 방송된 OCN 동명 드라마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당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인 만큼 기대 역시 높은 상황이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전작과 달리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마동석과 김상중이 연기한 박웅철, 오구탁은 기존 캐릭터다. 김아중이 맡은 전과5범 사기꾼 곽노순, 장기용이 분한 신입형사 고유성은 새로운 캐릭터다. 새로운 팀을 통해 드라마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게 손용호 감독의 설명이다.

네 캐릭터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준다. ‘원펀치’ 마동석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그랬듯이 묵직한 주먹으로 적을 처단한다. 맞아도, 맞아도 또 일어서며 ‘마동석 표’ 전매 특허 액션을 보여준다. 간암 말기 환자로 설정된 김상중은 총과 카리스마로 승부한다. 김아중은 명석한 두뇌와 언변을 지닌 팀의 브레인으로 활약한다. 최근 ‘대세’로 평가 받고 있는 장기용은 독기를 품은 눈빛과 날렵한 액션으로 오락적 재미를 더한다.

드라마보다 커진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이 큰 스크린에 담겨 시선을 사로잡는다. 손 감독은 손 감독은 “캐릭터를 정확히 세우면서 액션감을 현실보다 위로 띄우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갑작스러운 ‘국뽕’ 코드와 개연성이 부족한 캐릭터들로 인해 호불호는 갈리고 있다. 원작 팬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차승원 표 코미디..후반부 반전이 관건

‘힘을 내요, 미스터 리’(11일 개봉)는 차승원의 코미디 복귀작이다. 무려 12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돌아온 차승원은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연기를 펼친다. 영화는 지적장애를 가진 철수 앞에 갑자기 딸이 나타나면서 벌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2003년 2월 일어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소재로 했다.

가족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전 연령대 관객층이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이다. 추석 영화 중 유일한 12세 관람가 등급이다. 특히 장애가 있는 아빠 철수(차승원)와 혈액암 투병 중인 딸이 함께 동행하는 모습이 눈시울을 붉힌다. 차승원의 투박한 부성애 연기가 영화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초반부와 후반부의 상반되는 톤이 관객에게 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럭키’(2016)를 연출한 이계벽 감독의 신작인만큼 초반에는 웃기는 장면들이 가득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이 다소 묵직해진다. ‘반전 코미디’로 영화를 홍보하고 있지만 ‘반전’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및 스틸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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