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되든 새 역사' 이정후 vs 페르난데스 불꽃 튀는 안타왕 경쟁... 전문가 전망은
'누가 되든 새 역사' 이정후 vs 페르난데스 불꽃 튀는 안타왕 경쟁... 전문가 전망은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9.1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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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손자' 이정후, 몰아치기로 페르난데스 제치고 최다안타 1위로
후반기 타율 0.388 페르난데스도 1위 탈환 노려
이정후는 부자(父子), 페르난데스는 외인 최초 안타왕 도전
몰아치는 이정후-꾸준한 페르난데스, 역대 두 번째 200안타도 가시권
시즌 막판 치ㅇ
키움 이정후(왼쪽)과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가 시즌 막판 치열한 최다 안타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다.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누가 새 역사를 쓸까. ‘바람의 손자’ 이정후(21ㆍ키움 히어로즈)와 ‘쿠바산 타격기계’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ㆍ두산 베어스)가 시즌 막판까지 불꽃 튀는 안타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규시즌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개인 타이틀 경쟁도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타격 타이틀은 최다안타다. 10일 오전 기준 키움 이정후가 180안타를 때려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두산 외인 타자 페르난데스가 175개를 기록해 1위 탈환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안타왕 경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키움이 10경기를 남겨놓았지만, 두산은 17경기를 더 치른다. 페르난데스가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이정후의 안타 생산 페이스를 고려한다면 최종승자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시즌 막판 두 선수의 ‘히트 싸움’이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 1994년 이종범과 2019년 이정후

1994년 ‘바람의 아들’ 이종범(49ㆍLG 트윈스 코치)은 해태 타이거즈 소속으로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93(499타수 196안타), 19홈런, 77타점을 기록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최다안타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종범의 196안타는 2014년 넥센(현 키움) 서건창이 201안타를 기록하기 전까지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이었다.

25년이 지난 현재 이종범 아들인 이정후가 아버지의 기록을 뛰어넘을 기세다. 이정후는 올시즌 130경기 출장해 타율 0.335(537타수 180안타), 6홈런, 67타점, 84득점을 기록 중이다. 3년 차인 그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2017년 입단 후 신인왕을 거머쥐며 화려한 데뷔 시즌을 치렀고, 2년 차였던 지난해에는 0.355의 고타율로 타격왕 경쟁에도 가세했다. 올해는 페르난데스와 시즌 막판까지 안타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정후의 도전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바로 최초의 ‘부자(父子) 안타왕’ 달성 여부 때문이다. 최근 이정후의 안타 생산 페이스는 무섭다. 그는 지난 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180안타 고지를 선점했다. 최근 5경기에서 12안타를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8월 25경기에서 안타 37개를 친 이정후는 9월 6경기에서 안타 14개를 때렸다. 9월 타율이 무려 0.560으로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안타를 몰아쳐 페르난데스를 제치고 최다 안타 선두로 올라선 그는 5개 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정후는 아버지도 이루지 못한 200안타에도 도전하고 있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200안타를 달성한 선수는 2014년 서건창이 유일하다. 10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경기당 평균 2개를 때리면 200안타 고지를 밟을 수 있다. 대표팀 타격코치를 겸임하고 있는 김재현(44)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이정후는)스윙 궤적이 좋은 선수다. 타격할 때 불필요한 동작이 없고 깔끔하다”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타격폼이 정립된 느낌이다. 슬럼프가 와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매년 성장하고 있는 선수여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200안타 달성도 쉽지는 않지만 현재 페이스라면 불가능하진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쿠바에서 온 복덩이, KBO 리그 유리천장 깰까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래 안타왕은 토종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최다안타 타이틀을 가져간 시즌이 단 한번도 없었다. 역대 외국인 한 시즌 최다 안타는 2015년 에릭 테임즈(전 NC 다이노스)의 180개였다. 올 시즌 ‘쿠바곰’ 페르난데스가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인 테임즈를 넘어 외국인 타자론 21년 만에 최다 안타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페르난데스는 두산에 굴러들어온 복덩이다. 올 시즌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9(502타수 175안타) 15홈런 85타점 74득점 OPS 0.914를 기록 중이다. 정교한 타격을 앞세워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외인 타자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태형(52) 두산 감독은 “어느 정도 레벨이 있는 선수여서 기복이 없다. 스윙궤적이 좋고, 변화구에도 능수능란하게 대처한다”고 칭찬한다.

페르난데스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지난 7월 16일 이후 33경기에 출전해 안타를 치지 못한 건 4번뿐이다. 좌타자로서 왼손(0.298), 오른손(0.365), 언더핸드 투수(0.432)에게 모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투고타저 경향이 강해진 올 시즌 이정후와 200안타에 도전하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페르난데스는 후반기에 30경기에서 타율 0.388의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며 45안타를 쳤다. 8월에 이정후보다 1개 많은 38개의 안타를 때렸고, 9월에도 3경기에서 3안타를 추가했다. 최근 우천 및 강풍으로 경기 4차례 연속 취소돼 이정후에게 1위를 내줬으나, 언제든 다시 1위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저력을 갖췄다. 김재현 해설위원은 “스윙궤적이 좋고 볼을 맞히는 면이 넓어서 타이밍이 늦어도 안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쿠바 국가대표로 뛰었을 정도로 경험도 많은 선수다”라며 “두산이 키움보다 잔여경기가 많다. 이정후보다 타석에 들어갈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외인 선수 최초 안타왕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페르난데스는 남은 일정에서 경기 평균 1.5개를 치면 200안타 고지에 오를 수 있다. 두산이 17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산술적으로 1경기 1.47안타 이상이면 시즌 200안타 돌파가 가능하다. 특유의 꾸준함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200안타 달성을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