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한달만에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달 7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한지 약 4주만이고,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지 약 3주만이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장기간 해외출장을 마치고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귀국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40분께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羽田)발 항공편으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약 200여명의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신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탈환을 위해 계속 주총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이나 자신에 대해 제기된 비자금 조성 혐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해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짧은 질의응답을 마치고 신 회장은 경호원을 대동한 채 5분 만에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의 귀국으로 검찰 수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롯데 총수 일가가 중국·베트남 등에서 주요 계열사를 통해 해외사업을 확장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전인 지난 1일에는 신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매장 관리에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20억원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출두했다. 검찰이 롯데그룹 수사를 시작한 뒤 오너 일가를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각에선 신 회장의 소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 검찰 수사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해결, 롯데 지배구조 개편 등에 대해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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