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강남지역 대규모 공급에도 전세값 '강세'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전경./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개포 2·3단지 3300여세대 입주에도 인근 단지의 매매가나 전세가가 특별히 조정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임대 수요가 늘어난 영향인 듯하다" (서울 개포동 소재 A공인중개사)

지난 10일 찾은 서울 강남 개포동 현장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개포 2·3단지 입주에도 기존 주택들의 매매·전세가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개포 2·3단지의 총 입주물량은 3300여세대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분은 465세대다. 입주는 개포 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가 먼저 시작했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총 1957가구로 규모로, 396가구를 일반분양했다. 이후 지난달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바통을 이어받아 총 1320세대를 공급했다.

이처럼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는 경우, 인근 기존 주택들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정 과정은 이렇다. 신축에서 쏟아지는 매물로 수요가 쏠리게 되면, 구축 단지들의 매수와 임대 수요가 현저히 줄어 가격이 낮아지는 수순이다.

앞서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 당시에도 일대 전세가가 '뚝뚝' 떨어졌다. 대단지에서 전세가 한꺼번에 쏟아진 탓이다.

그러나 개포동에서는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한국감정원의 전세실거래가에 따르면 LG개포자이 전용면적 160㎡ 기준 지난해 12월 10억원의 전세가를 기록한 이후 지난 7월까지 변동없이 같은 금액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매매 시세는 오히려 이달 들어 전월 대비 5000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치2단지 역시 매매 시세가 지난 8월26일 1000만원 올랐고, 전세는 7월 이후 1500만원 상승했다.

이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로또 분양' 대기 수요와 공급 위축으로 인한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개포동 소재 B공인중개사는 "분양가 상한제로 로또 분양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임대시장으로 흘러들고, 워낙 주위에서 공급위축 이다 뭐다 말들 해대니까 가격 상승 기대감에 오래된 건축물이라도 수요자들이 몰려드는 듯하다"고 말했다.

개포주공5단지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사진=황보준엽 기자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임대·매매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개포 2·3단지의 입주를 앞두고 정부의 각종 규제에 다소 관망세가 짙어질 조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분양가 상한제 예고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얘기다.

개포동 C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입주 초기만 하더라도 문의는 많았으나, 거래는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갈팡질팡하는 분양가 상한제 탓 시장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도입 여부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대규모 신축 입주가 되면 일반적으로 매매가나 전세가가 조정 시기를 가진다"며 "그러나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임대 수요가 생긴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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