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연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SPAC)나 성장 특례 상장 기업 등 공모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최대한 위험을 피하려는 심리가 기업공개(IPO)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스팩 13곳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평균 319.6대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신규 상장한 스팩 20곳의 평균 청약 경쟁률(33.5대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스팩은 주식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후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다.

종목별로 보면 8월 30일 신규 상장한 상상인이안제2호스팩의 청약 경쟁률이 297.0대1이었고 같은 달 20일 상장한 미래에셋대우스팩3호의 경쟁률은 508.4대1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7월 15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이베스트이안스팩1호는 143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스팩 청약은 연초까지도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상품이 아니었다. 지난 3월에 신규상장한 유안타제4호스팩이나 케이비17호스팩의 경우 2대1에도 못 미치는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동안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안전한 투자 대상이라는 장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후 합병이 성사되면 주가 급등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상장 이후 3년간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 폐지되더라도 원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스팩은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금융기관에 예치해 보관한다. 합병에 실패할 경우 보관한 원금과 이자를 함께 돌려받을 수 있다. 공모주 투자자들의 경우 거의 손실이 나지 않는 구조인 셈이다.

손실 폭이 제한적인 성장특례 상장기업도 최근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올리패스와 라닉스의 청약 경쟁률은 각각 419.4대1과 770.9대1로 집계됐다.

성장성 특례상장이란 증권사나 투자은행(IB)이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추천하는 기업에 대해 상장 시 일부 경영 성과 요건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주가가 6개월 이내에 공모가 대비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줄 책임(풋백 옵션)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초기 주가가 부진하더라도 손실 폭이 최대 10%로 제한돼 부담이 적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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