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양자물리학’은 제목만큼 독특하고 신선한 범죄 오락영화다. 촌스러운 포스터와 달리 스토리 구성이나 캐릭터의 조합이 탄탄하다.

‘양자물리학’은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의 모토로 삼은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박해수)가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부패 권력에게 한 방을 날리는 범죄오락극이다.

주인공인 이찬우는 바닥에서 시작해 유흥업계의 에이스가 된 자수성가 인물이다. 자신의 소원대로 클럽을 만든다. VIP 고객들을 유입하기 위해 업계 최고의 매니저 성은영(서예지)를 영입한다.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는 이찬우는 지인의 클럽에 인사 차 간 자리에서 ‘진상’ 고객인 유명 래퍼 프렉탈(박광선)을 만나게 된다. 이찬우는 프렉탈이 마약파티를 연다는 걸 눈치 채게 되고 오랜 기간 알고 지낸 형사 박기헌(김상호)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그러나 마약 사건에 정, 재계가 연루돼 있는 탓에 이찬우는 권력의 희생양으로 지목된다. 급기야 클럽이 문을 닫게 되자 이찬우는 성은영, 박기헌과 함께 팀을 이루며 부정부패 권력 타도에 나선다.

‘양자물리학’은 소시민적 캐릭터를 내세우며 관객과 공감을 꾀한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정부패 권력을 권력자가 아닌 이들이 타도하는 모습은 짜릿한 쾌감을 준다. 특히 승리의 버닝썬 사건 등 최근 유흥가를 중심으로 한 마약 투약 및 유통사건 등이 논란이 된 현 시국과 묘하게 맞아떨어져 공감을 더한다.

약자가 권력의 희생양이 아닌 점 역시 이 영화의 매력이다. 잡초 같은 근성의 이찬우, 브레인 성은영, 청렴 경찰 박기헌까지 사회의 권력층이 아닌 이들의 고군분투가 기대 이상의 통쾌함을 준다. 메가폰을 잡은 이성태 감독은 “악당이나 공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 한 개인이 싸우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사실 상 ‘양자물리학’은 기대작이 아니었다. 난해한 제목만큼 인지도는 낮은데다 스타급 캐스팅도 부재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웬만한 블록버스터급 영화 못지않은 재미가 쏠쏠하다. 이성태 감독의 독특하고 신선한 연출과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이 어우러져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다소 맥을 못 차리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극 초반, 관객을 장악하기 위해 너무 많은 힘을 쏟아 부은 탓이다. 게다가 틈만 나면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며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강조하는 이찬우의 대사가 지루함을 자아낸다.

25일 개봉. 119분. 15세 관람가.

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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