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단독 수주 선호에 도시정비사업 빨간불
전문가 "브랜드 가치·분양물량 늘려야“
SK건설 사옥./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SK건설이 뒤쳐졌던 도시정비사업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컨소시엄(공동도급)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부문에서 다소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출혈경쟁도 피하고 타 대형 건설사의 '이름값'을 빌려 사업에 참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을 중심으로 반(反) 컨소시엄 움직임이 나타나는 데다 발주량이 많지 않아 단독 수주에 나서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어 SK건설의 주택사업에 다소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재개발 사업으로 총 3101억원 규모 대전 중앙1구역 재개발과 부산 부곡1구역 등 두 건을 수주했다. 이중 중앙1구역은 단독 수주인 반면 부곡1구역의 경우 포스코건설과 GS건설 등과 컨소시엄으로 진행된다.

SK건설이 주택부문에서도 특히 취약한 부문이 재개발·재건축이다. 이들 사업장은 조합원들의 투표로 시공사를 결정했다. 경쟁사 대비 브랜드 가치가 뛰어나지 않은 건설사는 사실상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구조다.

SK건설이 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재건축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이 이유다. 컨소시엄을 통한 사업방식은 출혈경쟁을 피할 수 있고, 타 대형 건설사의 '이름값'을 빌려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여 주기 때문이다.

SK건설은 올해 5개 단지, 5299가구의 주택을 일반 분양하는데, 이 중 컨소시엄 단지가 4곳에 달한다. 그간 SK건설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컨소시엄 방식을 주로 활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컨소시엄 방식은 여러 건설사가 함께 들어가다보니 출혈경쟁을 피할 수 있고, 일부 역량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건설사도 대형 건설사와 함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재개발 조합을 중심으로 '반 컨소시엄' 움직임이 일고 있는 데다, 발주량이 많지 않아 나눠먹기보다 단독수주하려는 건설사가 늘면서 SK건설의 사업방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때문에 SK건설의 주택사업에 다소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컨소시엄은 여러 건설사들이 참여하다보니 단독수주와 비교하면 수익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최근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부문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내사업에서 수익을 더 끌어올려야하는 실정이다.

SK건설도 해외 부문에서 수주잔액이 큰 폭 감소하며, 주택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절실한 실정이다. 해외 부문은 수주잔액이 5조4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급감한 가운데, 신규 수주도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액은 전년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억1000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SK건설이 그동안 사업 비중을 낮췄던 주택사업에 다시 힘을 싣기 위해서는 역량 회복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SK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분양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SK건설이 주택사업에 비중을 두지 않다보니 타 대형 건설사에 비해 분양물량이 적어 이 때문에 점차 SK뷰라는 브랜드가 가치를 잃어 가고 있다"며 "SK건설이 다시 주택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선 분양물량과 SK뷰 브랜드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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