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월드컵 결산... 미국 지고 유럽 강세, 한국은 여전히 변방
농구 월드컵 결산... 미국 지고 유럽 강세, 한국은 여전히 변방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9.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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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자농구 대표팀이 15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2019 FIBA 농구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95-75로 승리했다. 스페인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스페인 남자농구 대표팀이 15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2019 FIBA 농구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95-75로 승리했다. 스페인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15일 중국에서 막 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의 굵직한 흐름은 유럽의 강세와 ‘최강’ 미국의 부진이었다.

스페인 남자농구 대표팀은 15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2019 FIBA 농구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95-75로 승리했다. 지난 2006년 일본 대회(당시 세계농구선수권)에서 처음 정상을 차지했던 스페인은 13년 만이자 통산 2번째 농구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리키 루비오(29ㆍ유타 재즈)였다. 그는 팀 내 최다인 20득점을 올리고 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유럽의 또 다른 강자 프랑스의 성적도 돋보였다. 8강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하던 미국을 제압하며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해 사상 첫 결승 진출의 꿈은 좌절됐지만, 호주를 꺾어 2014년 스페인 대회에서 달성한 역대 최고 성적 3위를 유지했다.

반면 농구 최강국 미국은 4강 진출에 실패한데 이어 12일 세르비아와 5~8위 결정전에서도 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미국은 마지막 경기였던 7~8위전에서 폴란드를 제압했지만, 역대 최저 성적인 7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미국의 종전 최저 성적은 지난 2002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기록한 6위였다.

사실 미국의 부진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시선도 있다. 최정예 멤버를 꾸리는 대신 사실상 1.5~2군에 가까운 선수들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표팀 12명 전원이 미국프로농구(NBA) 소속이었지만, 선수 구성의 면면에는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NBA 명장 그렉 포포비치(70ㆍ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사령탑을 맡고 스티브 커(54ㆍ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코치로 나선 스태프진은 1990년대 ‘드림팀’의 명성을 잇기 충분했지만, 선수 라인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 NBA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켐바 워커(29ㆍ보스턴 셀틱스)와 크리스 미들턴(28ㆍ밀워키 벅스) 외엔 주목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당대 최고 스타였던 빈스 카터(42), 케빈 가넷(43) 등이 포진했지만 ‘준드림팀’ 평가를 받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과 비교해도 선수단의 구성은 허술했다.

미국은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2라운드에 올랐고, NBA 정규 리그 최우수선수(MVP) 야니스 아데토쿤보(25ㆍ밀워키)가 이끄는 그리스와 ‘남미 강호’ 브라질을 격파했으나, 이후 NBA 스타들이 대거 주전으로 나선 유럽 팀들의 벽을 실감하며 주저 앉았다.

프랑스와 8강전에선 2년 연속 NBA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된 루디 고베어(27ㆍ유타 재즈)를 비롯해 에반 포니에(27ㆍ올랜도 매직), 니콜라스 바툼(31ㆍ샬럿 호네츠)의 활약에 고개를 떨궜다. 니콜라 요키치(24ㆍ덴버 너기츠), 보그단 보그다노비치(27ㆍ새크라멘토 킹스) 등이 속한 세르비아에도 5점 차로 졌다. 과거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미국조차 정예 멤버로 구성하지 않으면 이제는 세계 농구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없다는 의미다. 유럽 선수들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기량을 발전시켰고, NBA에서나 농구 국가 대항전에서 엄연히 주류로 자리 잡았다.

한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농구 변방’의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했다. 김상식(51) 감독이 이끄는 농구 대표팀은 대회를 1승 4패로 마무리했다. 물론 한 가닥 희망은 봤다. 한국은 대회 첫 경기부터 내리 4연패를 당했지만, 마지막 경기였던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길었던 '월드컵 무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994년 캐나다 대회 조별리그 3전 전패 후 순위결정전 마지막 경기에서 이집트를 89-81로 이긴 이후 한 번도 승리를 맛보지 못하다 이번 대회에서 1승을 거둔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