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로 2016 4강 대진/사진=유로 2016 공식 페이스북.

유럽축구연맹(UEFA)은 홈페이지를 통해 프랑스 팀의 소식을 전하며 ‘Slick(겉만 번지르르한) France’라고 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가 기대만큼 좋은 경기를 보이지 못한 점을 비꼬았다. 반면 아이슬란드에는 ‘Saga(영웅 전설)’라는 표현을 붙였다. 돌풍의 주역에 대한 예우다. 하지만 두 팀의 경기 뚜껑을 열어보니 프랑스는 ‘무늬만 호랑이’가 아니었다. 프랑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 2016 8강 마지막 경기에서 아이슬란드를 꽁꽁 얼려버렸다. 전반에만 4골을 몰아치며 5-2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4강 대진이 확정됐다. 포르투갈과 웨일스가 7일 오전 4시 스타드 드 리옹에서 맞붙고 하루 뒤인 8일 오전 4시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격돌한다.

포르투갈의 4강 징크스

웨일스가 포르투갈을 누르면 우승을 차지한다?

섣부른 예측이지만 과거 기록만 놓고 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아니다.

포르투갈의 유로 준결승 역사는 쓰디쓴 패배로 점철돼 있다.

지금까지 4번 준결승을 치러 1승3패다. 1984년 연장 접전 끝에 프랑스에 2-3으로 졌고 2000년 연장에서 프랑스에 골든골(연장에서 먼저 득점하면 바로 경기가 끝나는 제도. 지금은 폐지)을 내줘 1-2로 무릎을 꿇었다. 2012년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에 패했다. 유일한 승리는 자국에서 열린 2004년 대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레알 마드리드)의 득점에 힘입어 네덜란드를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지만 그리스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흥미로운 건 준결승에서 포르투갈을 꺾고 올라간 팀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프랑스가 1984년과 2000년 정상에 섰고 2012년 스페인이 트로피를 품었다. 포르투갈은 월드컵에서도 준결승을 두 번 경험했는데 역시 신통찮다. 1966년 잉글랜드에 1-2로 패했고 2006년 프랑스에 0-1로 졌다. 이 중 잉글랜드가 1966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반면 웨일스는 월드컵이든 유로든 남녀대표팀 통틀어 메이저 대회 준결승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성적은 웨일스가 4승1패(10득4실)로 포르투갈(1승4무ㆍ6득5실)보다 훨씬 낫다. 유로 예선에서 웨일스가 넣은 11골 중 7골2도움을 책임졌던 가레스 베일(27ㆍ레알 마드리드)이 본선에서도 팀의 10득점 중 40%인 3골 1도움을 올렸다.

베일은 현재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포르투갈의 호날두, 페페(33)와 적으로 만난다.

독일 V4냐…프랑스 V3냐

독일과 프랑스는 전통의 강호다. 독일은 1972년과 1980년, 1996년까지 3번 우승했다. 스페인(1964ㆍ2008ㆍ2012)과 함께 최다 우승 팀이다. 스페인이 이미 탈락한 상황이라 독일이 정상에 서면 최초로 V4의 금자탑을 쌓는다. 프랑스는 ‘16년 주기설’을 믿는다. 자국에서 열린 1984년 이후 16년 만인 2000년에 우승했고 다시 16년이 지나 안방에서 정상을 노린다.

독일은 4강에 오르기까지 3승2무(7득1실), 프랑스는 4승1무(11득4실)다. 두 팀 다 패배가 없고 공수 전력이 안정적이다. 프랑스는 골든부트(득점왕)에도 한 걸음 다가섰다. 현재 득점 상위 랭킹을 휩쓸고 있다. 앙투안 그리즈만(25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4골1도움(345분)으로 1위, 올리비에 지루(30ㆍ아스널)가 3골2도움(300분)으로 2위, 디미트리 파예(29ㆍ웨스트햄)가 3골2도움(377분)으로 3위다. 베일이 3골1도움(443분)으로 뒤를 잇고 있다. 골든부트는 득점이 같을 경우 도움을 많이 올린 선수, 이 기록도 동률이면 출전시간이 짧은 선수가 수상한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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