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브 온라인', 실제 삶에서 배울 수 없는 리더십, 조직화 등 게임 내 구현
개발사가 풀어나가는 게임 아닌 이용자가 직접 설계, 이뤄나가는 게임
힐마 대표 "게임 규제 이슈로 韓 게임 시장 정체되면 다른 나라들이 앞지르게 될 것"
18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게임과 게임 산업의 미래, 이브온라인 힐마와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경만 펄어비스 CBO, 김세연 국회의원, 힐마 CCP게임즈 대표, 게임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 사진=정도영 기자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펄어비스가 지난해 9월 주식 100%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한 '이브 온라인(EVE ONLINE)' 개발사 CCP게임즈의 힐마 베이거 피터슨(힐마)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첫 일정으로 국회를 방문해 '이브 온라인'의 생태계와 게임 가치를 국내 게임업계에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힐마 대표는 18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김세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게임과 게임 산업의 미래, 이브온라인 힐마와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김세연 의원과 김경만 펄어비스 CBO(최고사업책임자), 게임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등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날 힐마 대표는 '이브 온라인'의 게임 개발 초기부터 지난 2003년부터 16년간 서비스할 수 있었던 게임 특징과 비전을 강연했다. 힐마 대표는 "초기 150명 정도가 접속했던 이브 온라인은 현재 많은 이용자가 함께 즐기는 게임이 되었다"며 "이브 온라인은 실제 삶에서 배울 수 없는 리더십, 조직화, 계획을 세우는 것 등을 게임 내에 구현해 개발사가 풀어나가는 게임이 아닌 이용자가 직접 설계하고 이뤄나가는 게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브 온라인의 가장 큰 장점은 커뮤니티에 있다"며 "실제 게임을 놀이터처럼 만들어 이용자들이 우정을 쌓고, 게임 내 극복 요소를 이용자들이 같이 헤쳐나가며 게임이 실제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실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힐마 CCP게임즈 대표가 '이브온라인'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이브 온라인은 SF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실제 광범위한 맵을 우주처럼 구현한 게임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세계관, 거대한 도시 경제 시스템 등을 단일 서버에서 많은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이다. 우주를 바탕으로 하고, 복잡하고 까다로운 방식의 전개가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이용자들도 타 게임들과 달리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힐마 대표도 공감했다. 힐마 대표는 "이브 온라인은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고, 많은 실패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게임이다"며 "하지만, 이 게임을 하면서 다른 게임들보다 배울 수 있는 것이 많고 빠르게 느껴갈 수 있으며,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여러 이용자가 힘을 합쳐가는 것 등 실제 사회에 필요한 요소들을 게임에서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힐마 대표의 강연 후 진행된 토크 콘서트에서는 한국 게임과 게임 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토크 콘서트를 주최한 김세연 의원은 "보통 게임을 설계할 때 어떤 방식의 매커니즘을 개발·채택하고,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흥미를 갖게 하는지에 초첨을 맞추지만, CCP 게임즈의 '이브 온라인'은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초첨을 맞춰 게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이끌어 가는 것이 매우 대단하다"고 말했다.

김경만 펄어비스 CBO는 "펄어비스는 글로벌 게임사를 목표로 하고, 지식재산권(IP)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IP와 엔진을 바탕으로 흥행하고 있는 '검은사막'처럼 CCP게임즈도 우리와 색깔이 같다고 생각해 인수하게 됐고, 지금도 상호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브 온라인'의 한글화 버전 출시를 위해, 게임 내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게임 팬들께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내 게임 산업에 가장 큰 이슈인 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힐마 대표는 "한국 게임 산업은 다른 나라보다 많이 앞서있다"며 "한국 정부와 관계자들이 구체적인 개입과 지나친 우려를 하기보다는 현재 게임업계와 종사자들을 독려하고, 기회를 살펴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한국 게임 산업이 현재 겪고 있는 '질병코드 도입'으로 시장이 정체된다면,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앞지르게 될 것"이라며 "한국 게임 산업은 굉장히 훌륭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