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확률부터 경품ㆍ보험까지... '백팔번뇌'에 비유되는 홀인원의 세계
[영상] 확률부터 경품ㆍ보험까지... '백팔번뇌'에 비유되는 홀인원의 세계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9.18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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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홀인원으로 오피스텔을 받은 정예나. /KLPGA 제공
지난 2016년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홀인원으로 오피스텔을 받은 정예나. /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프로골프 대회장의 전장은 대개 6500~7000야드를 오간다. 이를 미터법으로 바꾸면 5900m~6400m 정도된다. 광활한 골프장에 비하면 홀컵은 바늘 구멍 만하다. 홀의 지름은 4.25인치로 이를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108mm다. 그래서 홀인원은 ‘인생에서 백팔번뇌(百八煩惱)를 해야 나올까 말까한 기적’으로 여겨진다.

◆프로 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약 3000분의 1’

홀인원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 임성재(21)가 지난 13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2019-2020시즌 개막전 밀리터리 트리뷰트 첫 날 기록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홀인원의 확률은 일반적으로 프로 선수는 약 3000분의 1, 아마추어 주말 골퍼는 1만2000분의 1 정도라고 알려졌다.

2016년 PGA 정규 대회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프로암이 열린 애리조나주 TPC 스코츠데일의 파3홀인 16번홀(170야드)에서 골프 로봇 '엘드릭(LDRIC·Launch Directional Robot Intelligent Circuitry)'은 5번째 샷 만에 홀인원에 성공했지만, 인간에겐 여전히 해내기 어려운 과제로 간주된다.

여자골프 세계 최정상 투어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조차 올 시즌 2회 이상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한국의 이미향(26)을 포함해 총 21명의 선수가 홀인원 1회씩을 기록했다.

◆시계부터 집까지 다양한 홀인원 경품

희소성이 큰 탓에 홀인원은 선수에겐 훈장과도 같다. 선수들은 대회에서 홀인원에 성공했을 때 쾌감을 얻는 것 외에도 주최 측으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부상을 받는다. 안마 의자, 고급 침대, 고급 시계, 고급 자동차, 요트 등이 홀인원 부상의 유형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김현수(27)는 올해만 벌써 2차례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6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K9 자동차를, 지난달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벤츠 E-300를 획득했다. K9은 가격이 약 6000만원, 벤츠 E-300은 약 7000만∼8000만 원에 이른다. 홀인원에 성공함으로써 얻게 되는 금전적 가치는 어지간한 KLPGA 대회들에서 최종 성적 2~3위를 거둬 받는 상금과 비슷한 규모다.

정예나(31)는 과거 비싸고 독특한 홀인원 상품으로 집 고민을 해결하기도 했다. 2016년 MY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홀인원을 하며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분양 중이었던 '비즈트위트' 오피스텔 한 채를 손에 넣었다. 분양가는 약 1억3000만 원이다. 정예나는 당시 본지에 “활용 방법은 고민해봐야 하겠지만, 세를 놓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KLPGA 투어 최다 홀인원의 기록은 한때 ‘필드 위의 패셔니스타’로 불렸던 양수진(28)의 5회다.

◆자동차 경품은 재판매되기도

그렇다면 선수들은 홀인원 경품을 어떻게 사용할까. 대표적인 홀인원 경품 자동차를 부상을 받을 경우 선수들의 상당수는 중고차 업체에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고차 시장에서 경품 차량은 신차보다 10~15% 싸게 팔린다. 일례로 1억 원짜리 차량을 경품으로 받는다면, 30% 정도의 세금(3000만원)을 내고 중고시장에서 9000만원을 받아 6000만원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한 골프 대행사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경품이 추후 양도되거나 판매되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주최사가 확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홀인원 보험’이란 것도 있다. 골프 홀인원 실손보험은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홀인원을 했을 때 회식연, 골프용품 구입, 기념 트로피 제작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전해주는 보험이다. 대체로 수백만 원 수준이다. 다만 한때 홀인원 보험금을 노린 사기가 판을 쳐 문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