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두 번째 ‘SK나이트’ 통해 정·재계 인사와 네트워크 교류
그룹 경영진 총출동... LG와의 ‘배터리 소송’ 측면지원 효과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시장에서 현장경영에 나선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시장에서 현장경영을 펼치기 위한 행보에 나선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일(오늘) 미국 워싱턴DC 현지를 찾아 SK그룹의 북미사업 현황을 소개하는 ‘SK 나이트(SK의 밤)’ 행사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SK그룹은 최재원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대표등 경영진이 총출동한다.

최 회장이 참석하는 SK나이트는 지난해 첫 행사를 통해 미국 정·재계 인사와의 네트워킹 구축을 위한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에도 최태원 회장은 이 행사를 통해 SK그룹이 펼치고 있는 미국에서의 사업을 알리고 현안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에서 LG화학과의 배터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미국 정·재계 인사로부터 측면에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SK그룹은 미국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2차전지), 반도체 소재, 바이오 등 미래 성장 동력 사업에 투자를 펼쳐왔다. SK그룹이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주시장이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전초기지이자 신시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시장에서의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를 주창하며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거점에서의 사업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 34만평에 1조1396억원을 들여 연간 9.8GWh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5년까지 세계 배터리시장 ‘톱3’ 진입을 위한 전략을 미국에서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최태원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내 투자요청에 적극 화답하면서 경쟁사와의 소송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각각 김준 총괄대표와 신학철 부회장이 만났지만 배터리사업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이견을 보이자 경찰은 SK이노베이션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최 회장이 국내에서의 법적 다툼과 별개로 미국 정재계 인사와의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LG화학과의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도 있다.

올해 SK나이트 행사에서 최태원 회장은 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를 비롯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또 조니 아이잭슨(Johnny Isakson) 조지아주 상원의원, 커트 켐벨(Kurt M. Campbell) 아시아그룹 회장, 에드윈 퓰너(Edwin J. Feulner Jr.) 헤리티지재단 회장 등과 만나 교감을 나눌 예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정재계 인사와 교류하는 SK나이트 행사를 통해 현안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자리에서 미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소송에 대한 정무적인 판단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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