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이노베이션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경찰이 20일 경쟁업체 전기차 배터리 기술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을 추가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SK이노베이션 본사와 서산공장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이뤄진 압수수색에 이어 두 번째 압수수색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료를 추가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압수자료를 분석하는 등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압수수색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유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컴퓨터를 압수수색하는 중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직원 관련 자료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시 관련 자료를 훼손하거나 편집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 뒤 추가로 영장을 신청해 이날 집행했다.

경찰은 추가 압수수색한 자료의 분석을 마치는 대로 SK이노베이션 관계자들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LG화학이 지난 5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SK이노베이션을 고소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기업 기밀 자료가 유출됐다는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SK이노베이션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인력 유출 과정에서 영업비밀을 탈취하려고 시도했던 정황이 여러 건 확인됐다며 공정시장 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주장하는 '인력 빼가기'에 대해서 "일부 LG화학의 인력을 채용한 게 사실이고,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워낙 지원자가 많았을 뿐 특정 인력을 겨냥해서 채용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배터리 기술과 관련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의 골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LG화학을 상대로 한 특허침해 소송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했다. 소송 항목은 배터리 셀, 모듈, 관련 부품, 제조 공정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소장에서 LG화학이 GM과 아우디, 재규어 전기차에 납품한 배터리에서 자사 특허 2개를 침해한 것으로 특정하고 금지명령 구제 조치와 손해배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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