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발전사업 위한 일관체제 구축 가능해져... 터빈 생산공장 축구장 9개와 맞먹는 크기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제공=두산중공업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발전용 엔진을 만드는 경쟁사들은 한때 "2차 세계대전에 제트기 엔진을 만들지 못했던 나라는 가스터빈을 절대 만들 수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원천기술이 없이는 개발공정 자체가 어려운 발전용 터빈시장에 진입자체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처음 개발 당시 개발본부에서는 "과연 해낼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반신반의했다. 막대한 개발예산 투입으로 인해 '자칫 퇴사를 각오해야 한다'는 말까지 들렸을 정도다. 발전소를 짓는 기술까지는 가지고 있는데 정작 발전소를 돌릴 때 적용하는 터빈은 글로벌 경쟁사로부터 구해와야 하는 실정이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발전소 구축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원가경쟁력을 가지려면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가져야 하는데 정작 기술이 없다보니 비싼 값에 사오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방식으로는 발전사업에서 앞선 경쟁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목진원 두산중공업 BG장(부사장)은 이날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을 개발하기로 하고 완성하기까지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목 부사장은 이어 " 처음 두산중공업은 2010년에 가스터빈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회사를 인수합병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에서 중요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팔 수 없다며 결정 최종단계에서 계약이 무산시켰다. 원천기술 없이는 에너지사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 직접 개발하게 됐다" 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 정부는 해외 제품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를 목적으로 국책과제를 진행하면서 두산중공업이 함께 개발하게 되었다. 사업 추진비용은 정부가 약 600억 원을 투자하고, 두산중공업은 자체적으로 1조 원 규모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이번 국책과제에는 두산중공업과 21개 국내 대학, 4개 정부출연 연구소, 13개 중소·중견기업 발전사가 함께 참여했다.

창원에 위치한 두산중공업 본사 / 사진=이정민기자

마침내 두산중공업은 일을 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9일 창원 본사에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 최종 조립행사'를 가졌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압축된 공기와 연료를 혼합 연소 시켜 발생하는 고온고압 연소 가스를 터빈 블레이드(날개)를 통해 회전력으로 전환하고,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내연기관이다.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가스터빈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고효율 가스터빈이다. 부품 수만 4만여 개에 이른다.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개발로 발전사업에 대한 일관체제를 구축하게 됐다는 의의도 가지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기술이 일본 백색 국가제외로 인한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일부 전기제어센서를 제외하면 전부 국산화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설립자립화 100% 국산화율 90% 이상이다. 일부 고온 부품을 일본에서 공급받고 있으나 발전 분야는 핵심 전략물자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관측이다. 추후 핵심 전략물자 대상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일본 공급사가 ICP(내부 자율준수 규정) 등록하면 기존처럼 수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는 여의도 1.5배 면적인 약 약 430만㎡(130만 평)의 부지 위에 설립됐다. 무거운 자재 원활하게 이동하기 위해 육로보다는 해로를 주로 이용한다. 때문에 항구와 근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 가스터빈을 포함해 발전소에 들어가는 터빈을 제작하는 공장은 축구장 9개를 합친 크기다. 터빈 공장은 지붕이 있는 국내 공장 중 가장 크다.

한편 두산 가스터빈 초도품은 자체 성능시험이 완료되면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실증이 수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은 현재 서부발전과 주기기 계약을 앞두고 있다. 2021년 가스터빈 출하 및 설치, 시운전을 거쳐 2023년부터 상업 운전이 실시될 예정이다.

 

창원=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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