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대위, "부실시공 여론 확산되자 불안감 느껴 기습 준공" 강력반발
경자청, '준공 난 아파트에 하자있으면 안되나?' 돌연 태도 바꿔
대한토목학회 "정확한 누수 원인 파악 위해 구조물·지반 정밀조사 해야"

[한스경제=변진성 기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이 사기분양과 부실시공 논란을 빚고 있는 부산 명지국제신도시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 건축물에 대해 18일 기습 사용승인을 내주자 주민들이 강력반발하고 있다.

경자청은 시행·시공사와 상가 입주예정자의 의견차를 좁혀 준공을 내겠다고 분양자들을 안심시킨 뒤 기습적으로 준공공을 내줘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을 우발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는 지하 4층, 지상 30층 규모 총 5개동 176개 상가(근생 117호실, 판매시설 59호실), 아파트 431세대, 오피스텔 432세대로 이뤄졌으며 (주)테미스코리아가 시행하고, (주)삼정건설이 시공했다.

앞서 삼정그린코아 상가 비대위는 부실시공으로 인한 H빔 휨 현상, 지하주차장 누수, 무단 설계변경, 상가 내 배기시설 미흡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안전진단과 미흡시설의 설치 등을 요구해왔다.

수압과 토압 등 영향으로 휘어진 H빔 모습.

이에 경자청은 상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지난달 12일 준공을 승인했다. 또한 비대위 측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 시행·시공사와 입주예정자간의 의견을 조율해 상가 준공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18일 경자청은 돌연 준공을 허가하며 하자가 있더라도 준공을 낼 수 있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는 최근 발견된 H빔 휨 현상 등 중대한 하자와 부산시의원들의 방문, 전문가들의 부실시공 문제제기 등 여론이 확산되자 자칫하면 준공을 낼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기습준공을 했다는 것이 비대위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취재진이 준공 이유에 대해 묻자 안중호 경자청 건축팀장은 "준공 난 부분에 하자가 있다면 하자보수를 하면 된다. 준공난 부분에 하자가 있으면 안됩니까"라고 반문했다.
 
구조안전진단 요구에 대해서는 "건물이 붕괴되거나 전도될 위험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H빔이 왜뒤틀리는지에 대한 전문가의 검토 보고서가 들어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한토목학회는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장답사 의견서에 따르면 누수현상에 대해 일부 흔적이 발견됐으며, 우기 시 사진을 관찰한 결과에서도 누수현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정확한 누수 원인 파악을 위해서는 구조물과 지반의 정밀조사 및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자청이 주장한 전문가의 검토보고서에 대해서는 입주예정자가 공개를 요청했지만 경자청과 한국기술사회 부산지회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가를 분양 받은 한 입주예정자는 "준공을 상상도 못했고 시행사와 내용증명으로 양측이 조율하는 상황에서 급하니까 얘기도 없이 승인을 내버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전문가는 이 사안에 대해 "벽에 전달되는 수압과 토압을 못이겨 H빔이 휘어진 것"이라며 "이 사안이 지속된다면 벽이 찢어져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비대위 측은 이번 준공 허가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하고, 행정심판과 감사청구,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누수와 염분으로 인해 부식된 H빔과 소화전. /사진=변진성 기자

부산=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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