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불쌍해하지 말아 주세요. 우리도 다 똑같은 사람이에요. 우린 행복해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 간 서울 종로구 CJ아지트 대학로점에서는 미혼한부모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heshe태그' 시즌 2가 진행됐다. 지난 해 미혼한부모들이 세상에서 마주하는 편견을 소재로 했던 시즌 1과 비교해 이번 시즌 'heshe태그'는 한층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에는 CJ나눔재단과 인연을 맺은 실제 미혼한부모 넷이 출연한다. 작품 개막에 앞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미혼한부모 배우인 조가영은 "우리도 다 똑같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였다. 배우와 연출은 "지난 시즌에 비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분명하지가 않은 느낌"이라는 한 기자의 말에 "임팩트가 적더라도 미혼한부모들이 세상에서 여성으로서, 또 한 명의 사람으로서 사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극은 미혼한부모들의 출산으로 시작된다. 홀로 10개월 여를 버텨온 이들이 마침내 혼자가 아닌 둘이 되는 이 순간은 미혼한부모들을 힘들고 외롭게 하는 것이 실로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관객들에게 던진다. 이후 극은 미혼한부모 다섯 명이 합창단에 가입, 음악에 대해 배우며 그 안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녹여내는 전개로 흘러간다. 서로 다른 네 개의 사연은 미혼한부모들이 겪는 어려움을 담아내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는 이들, 혹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좌절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큼 보편적이다.

이번 작품에는 루이스 초이, 이선근, 이랑서 등 전문 배우들도 함께한다. 이들은 극에서 합창단 지휘자, 아이 아빠, 남자 친구, 엄마, 미혼한부모, 어린 딸 등 여러 인물을 넘나드는 멀티맨으로 활약하며 프로에 비해 다소 부족한 실제 미혼한부모 배우들의 노래 실력과 연기력을 충분히 커버한다. 프로와 아마추어 배우들이 무대에서 만들어내는 묘한 조합 역시 'heshe태그' 시즌 2의 매력이다.

딸이 자신과 같은 인생을 살지 않길 바라는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은 딸, 최신 가요는 몰라도 TV 애니메이션 주제곡만은 달달 외우고 있는 육아맘, 무책임한 남자에게 상처 받았던 기억 때문에 새로운 사랑 앞에 덜컥 겁을 먹게 되는 여자 등 'heshe태그' 시즌 2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실성 있는 스토리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heshe태그' 시즌 2 속 미혼한부모들은 "이젠 아이에게 매몰되지 말고 네 인생을 살라"는 이들에게 "내 인생이란 게 대체 뭐냐"고 묻는다. "20대엔 20대인 나로, 30대엔 30대인 나로 살겠다"고 이야기하는 미혼한부모들에게 관객들이 할 수 있는 조언이나 동정은 없다. 그저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족하다.

사진=CJ나눔재단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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