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V11 220 에어와트 CF+' 무선청소기, 국내서 세계 최초 공개
타사 대비 가격·성능 경쟁력 숙제 여전
다이슨이 'V11 220 에어와트 CF+' 무선청소기를 국내서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사진=이승훈 기자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다이슨이 올 하반기 무선청소기 신제품을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했다. 그만큼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을 중시 여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들의 성장이 거센 만큼 다이슨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주말이 다가오는 서울 강남의 백화점 다이슨 매장을 찾았다. 지난 19일 다이슨코리아가 강남구 서울옥션빌딩에서 신기술 설명회를 열고 무선청소기 신제품 'V11 220 에어와트 CF+'를 공개한지 이틀만이다.

우선 고가 논란이 있는 만큼 가격부터 확인해 보았다. 이번 신제품은 119만원으로 전작인 'V11 컴플리트' 제품과 동일한 가격으로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다. 전작의 경우 영국에서는 599유로(약 76만원), 미국에선 699달러(약 79만원)에 판매됐다. 국내 출시 가격이 40만원 이상 비싸 논란이 됐다. 이번 신제품의 다른 나라 출시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전작 대비 강한 흡입력 강점 강조

그렇다면 전작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다이슨 매장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은 지난 4월 출시된 'V11 컴플리트' 후속 제품으로 2010년 다이슨이 스틱형 무선청소기를 선보인 이래 가장 강한 흡입력을 보유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다이슨인 이번 신제품의 흡입력을 기존 185와트(W)에서 220와트까지 높였다. 즉 전작과 가격은 같지만 성능은 더 강력해 졌다는 얘기다. 기자는 솔깃해졌다. 당연히 같은 가격이면 성능이 이 더 좋은 신제품이 손이 가는 것이 당연지사였다. 다이슨 매장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손님들도 같은 가격의 신제품을 더 선호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또 다이슨 관계자는 긴 배터리 유지력과 이에 상응하는 변함없는 흡입력을 강조했다. 특히 이런 흡입력에도 불구하고 공기청정기능은 더 좋아진 점이 눈길을 끌었다.

기자가 전에 썼던 유선 청소기는 청소와 동시에 배출되는 공기 먼지와 냄새의 불쾌감에 대한 기억이 컸다. 매장 관계자는 전시되어 있는 자사 공기청정기에 청소기 공기배출부분을 가져다대며 자신감을 보였다. 필터를 물로 세척해 건조 관리 할 수 있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윌 커 다이슨 청소기 부문 디자인 매니저는 3590명의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19건의 가정방문을 통해 “이들은 공통적으로 매일 청소해도 미세먼지가 바닥, TV 선반 등에 쌓인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인들은 실내 공기질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 뿐 아니라 청소를 자주 하면서 빨리 완벽하게 끝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격적인 논란 부분에 대해서는 매장 관계자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매장 관계자는 “한국에만 거치대가 증정되는 등 국가별로 제품 구성이 다른 데다 유통 구조, 환율, 세금 등이 반영돼 금액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타사 제품들이 요즘은 더 비싸다“고 말했다.

유통가격은 삼성.LG가 저렴... 청소키트도 무료

그렇다면 국내에서의 가격 경쟁력은 어떨까. 실제로 백화점 내 삼성전자와 엘지 전자의 무선청소기는 프리미엄 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약 95만원부터 134만원에 그리고 LG전자는 약 128만원부터 158만원까지 정도다.

위 가격만 보면 다이슨 신제품의 119만원 가격은 한국제품에 비해 특별히 비싸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가장 비싼 가격대 제품은 다이슨 청소기에는 없는 물걸레 기능이 추가된 상품이다.

더욱이 실제 판매 가격은 더욱 저렴했다. 삼성전자는 물걸레가 추가된 고가 상품에 프로모션가격을 적용해 117만원 또는 122만원(방문 매장 기준)정도였다. 여기에 상품권 증정 등을 적용하면 가격은 더 내려갔다.

LG전자 역시 물걸레 기능이 있는 148만원 상품을 126만3000원에 상품권 추가 12만원 및 케어쉽 비용 5만원 등 제공을 통해 약 104만3000원(방문 매장 기준)이라는 프로모션 가격을 제안했다.

양사 제품 모두 물걸레 기능 외에도 배터리 여분, 청소기 툴 및 헤드 제공, 그리고 필터 시스템과 세척 여부도 가능했다. 즉 다이슨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 면에서는 확실히 우위에 있는 모습이었다.

한 국내 브랜드 관계자는 “한국인 체형을 고려한 손잡이 조절기능과 배터리 여분으로 청소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유명 가전제품 리뷰 유튜버들 사이에서 실험을 통해 공기청정 배출 등의 필터 기능이 각 브랜드들이 강조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며 실험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다른 국내 브랜드 관계자는 “사실상 물걸레 기능이 있는 상품만 나간다”고 말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물걸레 기능 여부가 선택에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어 “외국 제품(다이슨)은 AS를 받으려면 몇 달이 걸리기도 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한 소비자는 “이왕이면 기능이 추가됐지만 가격도 저렴한 국내 브랜드가 끌리는 게 사실”이라며 “AS도 잘되고 외국 브랜드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업체 의식했나?... 글로벌 가격 책정은 '아직'

업계에서는 다이슨이 전례 없이 한국에서 최초로 무선청소기 제품을 선보인 것에 대해 국내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다이슨은 국내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시장을 주도하며 시장 점유율이 90%까지 육박했지만 현재는 50%이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LG전자가 지난 2017년 '코드제로A9'을 출시, 삼성전자도 올해 초 '제트'를 선보이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의 생활 패턴에 맞춘 물걸레 기능 등을 탑재함은 물론 완벽한 사후서비스(A/S)로 고객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한편 다이슨은 지난해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한국 소비자 분석, 서비스센터 확충 계획 등을 발표하며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대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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