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의 양동 작전인 장사상륙작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기존의 역사영화와 달리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대신 학도병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1950년 9월 14일. 평균 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의 772명의 학도병과 군인으로 구성된 유격대는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문산호를 타고 장사 해변으로 향한다. 총에 탄환을 넣는 것도 서툴고 전투 경험도 없는 이들이다. 나라를 위한 희생이 작전이라는 이유로 전투에 참여한 학도병들에게는 군번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이들의 전투가 알려지기 시작한 건 생존 학도병들이 1980년 7월 '장사상륙작전 유격 동지회'를 결성하면서다. 1997년 3월 해병대가 장사리 갯벌에서 좌초된 문산호를 발견하면서 장사상륙작전은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동안 전쟁에 참여한 이들의 희생을 다룬 이야기는 많았다. 그러나 그 대상이 어린 학생들이라는 점, 고증도 제대로 되지 않은 역사에 초점을 맞추며 감동을 꾀했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리뷰.

충분히 애국심 고취나 신파 설정을 넣을 수 있는 영화지만 곽경택 감독과 김태훈 감독은 오로지 학도병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곽경택 감독은 “작은 영화지만 단단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우리 영화에서 표현할 장면은 장사상륙, 터널 전투, 퇴각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관객들이 감정 이입이 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곧 학도병들에 대한 ‘헌사’가 영화의 큰 메시지인 셈이다. 스케일이 큰 전쟁 영화가 아니다. 물론 곳곳에 CG(컴퓨터 그래픽)를 활용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만듦새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학도병들의 호흡은 좋다. 학도병 분대장 최성필로 분한 최민호, 기하륜 역 김성철, 국만득 역 장지건 , 이개태 역 이재욱, 문종녀 역 이호정 등의 끈끈한 호흡이 실제 전우애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다만 ‘인천상륙작전’과 마찬가지로 외국배우와 한국배우가 잘 어우러지는 영화는 아니다. 김명민이 이끄는 학도병들과 메간 폭스, 조지 이즈의 미군 이야기는 좀처럼 어우러지지 않는다. 몰입도도 다소 떨어진다. 전쟁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면들이 한데 뒤섞인 탓이다.

물론 꽃다운 나이에 희생된 이들에게 바치는 영화라는 점이라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있는 영화다. 김명민은 “장사리 전투는 알려지지도 않았던 일이다”라며 “이 영화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알고 계셨던 분들은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러닝타임 104분. 오는 25일 개봉. 12세 관람가.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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