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략적 투자와 협력을 동력으로 미래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의 투자와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모빌리티·자율주행·전기차 분야에 연이은 '통큰' 투자를 진행하며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혁신기술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인도 올라에 3억달러 전략 투자/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인 '그랩'에 2억7500만 달러를 투자, 싱가포르에서 현대차의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인도 1위 카헤일링 기업 '올라'에 3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기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인 '미고', '카넥스트도어'에도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 러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우는 '스콜코보 혁신센터'와 협업, 차량 구독 서비스인 '현대 모빌리티'를 올 4분기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중동에서는 이 지역 최대 카헤일링 플랫폼 업체 '카림'에 올 연말까지 차량 500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서울과 제주도, 대전 등 지역에서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활용한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플랫폼인 '제트' 구축을 마치고 중소 운영업체들과 협력해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라스트마일 물류업체 메쉬코리아와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에 전략투자, 한국형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의 글로벌 투자와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 '엔비디아'와 협력하며 중국의 바이두가 주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고성능 레이더 전문 개발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이스라엘의 라이다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 등에 전략투자하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인 ACM(American Center for Mobility)의 창립 멤버로, ACM이 추진 중인 첨단 테스트 베드 건립에 500만 달러(약 56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자율주행기술 전문 기업 '오로라(Autora)'에 전략투자하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맞손을 잡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7월 러시아 최대 IT기업 얀덱스(Yandex)와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개하고, 러시아 전역에서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커넥티드카 서비스,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투자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스라엘의 커넥티드카용 통신 반도체 칩셋 전문기업 '오토톡스', 사고 차량 탑승객 부상 수준 예측 분석 기업 '엠디고', 스위스의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 개발 업체 '웨이레이'에 전략투자하고 커넥티드카 고도화 서비스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 음성인식 분야에서 국내의 카카오 아이, 미국의 사운드하운드와 뉘앙스, 중국의 바이두 등과 협업해 차량용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리막' 작업 현장 찾은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사진=현대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전기차(EV) 부문에서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초 유럽 최대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전문업체인 아이오니티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 BMW와 다임러, 폭스바겐, 포드와 동일하게 20%의 지분을 갖게 됐다.

또 지난 5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고성능 전기차도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최고 기업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미래 혁신기술을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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