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위폐판독 전문가 14명 위변조대응센터 근무…최첨단 장비 갖춰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들이 진폐와 위폐를 정밀 감정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제공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국내 금융권 중 유일하게 사내 위조화폐전담조직 ‘위변조대응센터’를 운영 중인 KEB하나은행이 위폐 유통 방지에 앞장서 눈길을 끈다. 최첨단 장비와 위폐전문가를 갖춰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16~2018년 국내 금융사에서 적발된 전체 외국통화 위폐 2356매의 69%에 해당하는 1618매를 발견했다. 위폐 적발 건수에서 타 금융사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위폐 711매를 발견했다.

이 같은 성과는 위변조대응센터가 활약한 덕이다. 2013년 신설된 위변조대응센터는 각국 중앙은행에서 쓰는 것과 같은 독일 GND사 정사기를 갖추고 있다. 이를 이용해 일련번호 등을 확인하며 문제 있는 지폐를 걸러낸다.

위폐로 의심되면 ‘비전라이트’를 사용해 지폐를 확대해 정밀감식하고, 최첨단 영상분석기도 사용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위변조 화폐 전문가도 힘을 더했다. 이호중 위변조대응센터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 1995년 한국외환은행에 입행한 후 외국환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 2001년 국가정보원으로 이직했다. 이 곳에서 그는 미국 국토안보부 위폐 전문가 과정, 홍콩 경무청 위폐·자금세탁 분석 과정, 미국 법무부 위폐·자금세탁 분석 과정을 거치며 금융범죄와 위폐분석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위변조대응센터에는 위폐 전문가 14명이 근무 중이다.

최근 발견한 홀로그램을 입힌 위폐 5만원권 적발도 위변조대응센터의 결과물이다. 발견된 위폐는 얇은 특수용지에 화폐의 앞뒷면이 별도로 인쇄돼 합지(合紙)됐다. 숨은 그림과 부분 노출은선이 별도 제작돼 진폐의 홀로그램이 부착돼 있는 등 기존 위폐 식별법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정교하게 제작됐지만 위변조대응센터의 정교한 감식에 적발됐다.

앞서 위변조대응센터는 지난 3월 영업점 방문 환전 고객이 제시한 말레이시아 100링기트 100매를 위폐로 가려내기도 했다.

이호중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은 “우리나라의 국력 신장에 따라 매년 5000억원이 넘는 원화 화폐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며 “국격에 걸 맞는 최신 인쇄기술이 접목된 품격 있는 새 화폐의 제작이 본격 논의돼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측은 "하나은행은 지난 2017년 신종 초정밀 위조지폐인 슈퍼노트를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적발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해 위폐 유통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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