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산 돈육 비중 줄이고 수입산 대체 검토... 원가 높아도 국산 고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가공식품 업체들에게 비상이 걸렸다./연합뉴스

[한스경제 김호연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이와 관련된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육가공식품업체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CJ제일제당 등은 ASF 확산이 장기화 되면 가격 인상을 피하려고 수입산 돼지고기 사용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산 돼지고기의 경매가격은 5029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첫 번째 돼지 일시 이동중지명령으로 최고치(6166원)를 기록한 뒤 천천히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전날 저녁 경기도 김포와 이날 오전 파주에서 연달아 ASF 확진 판정이 나면서 ASF 확산 장기화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과 동원F&B, 대상 등 육가공 식품업체는 원재료 경매가 인상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업체마다 돼지고기 물량을 비축해둔 것으로 알려져 당장은 가격 변동이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2개월 이상 제품을 만들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조림 햄(스팸)과 냉동만두를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육가공 식품 제조 시 국산 돼지고기 비율을 줄이고 수입산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현재 CJ제일제당에서 판매 중인 스팸은 국산 돼지고기 30%, 수입산 돼지고기 70%로 혼합해 만들고 있다. 비비고 만두는 국산 돼지고기가 75%, 나머지가 수입산이다.

동원F&B와 롯데푸드는 각각 리챔과 로스팜을 100% 수입산 돼지고기로 생산한다. 따라서 ASF 확산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경쟁 업체들이 수입산 돈육 비중을 늘리게 되면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예상돼 간접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앞서 ASF가 먼저 발생한 중국이 수입산 돼지고기 사재기에 나서 국제 육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주요 변수다.

대상은 ASF 사태가 악화되면 일시적으로 국산 돼지고기를 수입산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상은 ‘리치부어스트’, ‘우리팜 아이사랑’ 제품과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하는 기업 간 거래(B2B) 햄 제품에 100% 국산을 사용하고 있다.

사태가 악화돼도 수입산 돼지고기 사용은 없다는 업체도 있다. 농협은 목우촌 햄 가공 시 100% 국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농협이 국산 축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설립한 단체이기 때문에 국산이 아닌 수입고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풀무원과 해태제과식품은 각각 ‘얇은피만두’와 ‘고향만두’에 100% 국산 돈육을 사용한다. 사태가 길어지더라도 풀무원과 해태는 수입산으로의 대체계획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SF 장기화 영향으로 국제 무역거래에서 수입산 돈육 수요가 증가할 경우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라며 “수입산으로 대체하더라도 햄과 만두 등 육가공 제품의 가격은 어느 정도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가 감염될 경우 100%에 이르는 치사율을 보이지만 사람에겐 감염되지 않는 바이러스로 알려졌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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