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8개 시중은행이 8500억원 가량 출연해 청년창업 생태계 조성

청년실업률 7.2%, 청년실업자 31만명. '삼포세대'를 넘어 '오포세대'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현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은 녹록치 않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데 이어 이제는 '집'과 '경력' 마저 포기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는 자조적인 단어가 익숙할 정도다. 이에 청년들에겐 선망의 직장으로 손꼽히는 은행들이 나섰다. 시중 은행들이 모여 만든 전국은행연합회는 물론 각 은행들은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나섰다. 은행들은 청년 창업지원은 물론 일자리 창출, 교육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편집자주>

국내 18개 은행이 공동 출연해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디캠프'를 설립했다./디캠프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배달의민족, 야놀자, 마켓컬리 등 국내에도 성공한 청년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이들의 시작은 미미했지만 그 성장세는 대기업 못지않았다.

거리에 뿌려진 식당 전단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배달의민족은 현재 국내 배달앱 분야 1위 다. 모텔 아르바이트에서 시작된 야놀자는 호텔과 모텔, 펜션 등 숙박업소 예약 1등앱으로 성장했다.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인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배달의 강자로 떠올랐다.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 현재 창업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다만 청년들의 창업에는 언제나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실패할 경우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함께 한다. 하지만 이들이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배달의민족이나 야놀자 같은 성공한 스타트업은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혁신을 꿈꾸는 젊은 창업가들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디캠프(D.CAMP)‘다. 

디캠프가 지난 8월 스마트스터디와 함께 '디데이' 행사를 개최했다./디캠프 제공

◆ 디캠프의 시작, 청년창업 지원 위해 은행이 뭉쳤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전국은행연합회 18개 사원기관은 청년 세대의 창업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8450억원을 출연해 2012년 5월 30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2013년 3월 대한민국 최초의 복합 창업 생태계 허브인 디캠프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디캠프는 '투자, 공간, 네트워크'라는 창업 생태계의 3대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다양한 창업 생태계 지원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디캠프 관계자는 "개별 은행들이 인수하기 힘든 초기 스타트업의 여러 리스크를 은행권이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식의 스타트업 육성 및 창업 생태계 활성화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창업지원과 관련된 다양한 투자와 활동을 통해 스타트업의 육성과 창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캠프의 주요 활동으로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 온·오프라인 플랫폼 운영, 공식 프로그램 및 글로벌 교류와 협력 등이 있다.

초기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운영자금이다. 이를 위해 디캠프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직·간접 투자를 수행해왔다.

디캠프는 '디데이(D.DAY)' 등을 통해 선발한 스타트업에 대해 직접 투자와 함께 성장사다리 펀드 출연, 분야별 창업 지원 펀드 조성, 벤처캐피탈과의 전략적 제휴와 출자 등 다양한 간접투자 프로그램 또한 함께 운용하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2013년 6월 시작된 디데이는 이달까지 총 67회가 열린 국내의 대표적인 데모데이다.투자자와 업계 전문가로 이뤄진 심사위원단 및 200명의 청중과 함께 만드는 스타트업 데뷔 무대로 디캠프 입주, 투자, 성장 지원의 유일한 관문이다.

이달 열린 '9월 디데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2927개 스타트업이 지원했으며, 15대 1의 경쟁을 거쳐 총 342개 기업이 디데이 무대에 올라갔다. 본선에 올라간 기업은 5분 발표와 10분 간의 질의 응답을 통해 청중과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는데, 본선 출전 기업에게는 최대 3억원의 투자금과 최장 1년의 디캠프 무료 입주 기회가 제공된다.

디캠프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111개 스타트업에 112억원 이상을 직접투자했고, 4511억원 규모의 간접투자 펀드를 결성해 473개 기업을 지원했다. 또한 6조 3349억원 규모의 성장금융 펀드를 조성해 1369개 기업에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2195개 기업에 대해 850억원 가량 보증을 지원했다.

디캠프가 작년 9월 스타트업 거리축제 'IF페스티벌'을 개최했다./디캠프 제공

◆ 디캠프, 스타트업이 필요한 모든 것 지원

디캠프는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 외에도 온·오프라인 플랫폼 운영을 통해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공간과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공간과 회의실, 휴게공간, 컨퍼런스홀, 네트워킹 라운지 등으로 구성된 선릉센터와 입주팀의 집중 근무를 위한 인큐베이팅 공간 개포센터, 그리고 스타트업 선발·심사, 멤버십 가입, 공간 예약 등을 위한 온라인 홈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또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다양한 공식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디캠프는 스타트업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인 '디클래스(D.CLASS)'를 통해 입주사 맞춤형 실무 강좌를 개설하고 마케팅, 기술 세미나 등을 열고 있다. 또한 우수 스타트업과 대학생 인재를 연결하는 캠퍼스 리쿠르팅 채용 박람회 '디매치(D.MATCH)', 민간 최초의 산학연계 스타트업 인턴십 프로그램 '익스턴십', 국내 최대 스타트업 거리 축제인 'IF페스티벌' 등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인 IF페스티벌은 스타트업과 대중 소비자를 연결하는 자리로, 신촌 연세로에서 주말 동안 개최되는 거리 축제다. 작년엔 9월 29~30일 이틀간 92개 스타트업 및 기관이 참가했으며, 방문객 수는 8만명에 달했다. 올해는 내달 12~13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디캠프는 이 외에도 다양한 교육기관과 연구소,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 정부 및 산하기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스타트업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위한 교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14회의 글로벌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했으며, 작년까지 총 15개국, 35개 기관이 참가해 국내의 다양한 스타트업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또한 해외 120개 기관이 총 167회 가량 디캠프를 방문해 견학을 실시했다.

정부와 기관들도 디캠프의 스타트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허청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우정사업본부 등이 디캠프와 스타트업 공동지원 협약을 맺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 3월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디캠프를 방문해 스타트업과 벤처 활성화를 강조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창업국가를 넘어 벤처가 성장하고 도약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며 "정부는 동반자, 후원자가 되어 여러분을 돕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도 앞장서서 더 많은 청년, 혁신가들을 이끌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 싣는 순서>

[청년이 미래다]① 청년창업의 요람 디캠프, 든든한 후원자는 은행

[청년이 미래다]② 신한은행, 두드림(DO DREAM)으로 만드는 세상

[청년이 미래다]③ KB국민은행, 청소년의 멘토가 된 은행

[청년이 미래다]④ KEB하나은행, 은행이 보육원을 짓는 이유

[청년이 미래다]⑤ 우리은행, 혁신성장·일자리 창출 기업에 올인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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