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규 취항 3개사도 어려움 직면하면 구조조정도 불가피" 전망도
사진=제주항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악화일로'에 빠진 저비용항공사(LCC)가 마지막 카드를 빼 들었다. 비상경영체제 돌입과 운임인상을 택하며 정상 궤도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악화가 지속될 경우 자본잠식이나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업계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5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다음 달 14일부터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운임을 인상한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한 결과 제주-김포 노선 등의 항공운임을 평균 7.5% 인상했다.

이번 운임인상은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으로 조업비가 늘어나자 결정됐다. 환율 상승도 영향을 끼쳤다. 항공기 리스 비용과 항공유 등은 환율로 결제하는데, 환율이 상승하자 제주항공은 운임 인상을 빼 들게 됐다.

제주항공이 인상한 주요노선은 ▲제주~김포 노선은 주중 7만원(이하 유류할증료 및 공항시설사용료 제외), 주말 8만5000원, 탄력/성수기 10만6500원 ▲제주~부산 노선은 주중 6만5000원, 주말 7만3000원, 탄력/성수기 8만7000원으로 올렸다.

▲제주~청주 노선은 주중 6만5000원, 주말 7만9000원, 탄력/성수기 9만5000원 ▲제주~대구 노선은 주중 6만7000원, 주말 7만5000원, 탄력/성수기 9만원으로, ▲제주~광주 노선은 주중 5만500원, 주말 6만4500원, 탄력/성수기 7만3000원으로 조정됐다.

'LCC 맏형' 제주항공은 적자전환되며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지난 19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 2분기 날개가 꺾기며 영업손실 274억, 당기순손실 295억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운임 인상은 경영악화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올 하반기는 중국 노선 다변화, 신규 서비스로 부가매출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체제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지난 16일 사내 게시판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올렸다.

최 사장은 담화문에서 "당사는 대내외 항공시장 여건 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경영실적 악화로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회사의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단기간 내에 이런 상황이 회복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위기 극복을 위해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갈 것"이라며 "위기 극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고통이 수반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TF팀을 중심으로 상황·분야별 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해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도 실시한다. 무급휴직 기간은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 교수는 “LCC 항공사의 알짜노선이던 일본노선이 여행 보이콧으로 직격탄을 맞자 업계 전반이 얼어 붙은 상태"라면서 ”신규 LCC항공 3곳이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장기화된다면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그러면서 "소리없이 죽어가는 게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라며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살펴보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한빛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