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약 2년 2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지난 5월 멤버 이찬혁이 제대하고 처음 발매하는 앨범인데다 분위기 반전까지 예고해 팬들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소속사의 상황이 다소 아쉽다.

악동뮤지션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 청담 씨네시티에서 세 번째 정규앨범 '항해' 발매를 기념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YG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논란이 식지 않은 상황. 악동뮤지션은 "걱정하는 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조심히 말문을 열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이전까지 줄곧 컴백을 할 때마다 "양현석 회장님께 감사하다"거나 "양현석 회장님으로부터 이러이러한 조언을 받았다"고 밝혀왔다. 그만큼 양현석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앨범 프로듀싱 전반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왔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악동뮤지션의 멤버 이찬혁은 YG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부정적인 이슈들이 앨범 작업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팬들의 걱정은 이해하고 있고 고민을 하는 방향"이라면서도 "같이 일하는 분들이 괴장히 좋은 분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위너나 이하이 역시 비슷한 질문에 비슷한 답을 내놨다. "작업에 집중했다"는 골자였다. 하지만 매번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의 컴백에 비슷한 질문이 따르는 것은 이들이 내놓은 작업물이 YG엔터테인먼트란 브랜드, 혹은 그 수장이었던 양현석이란 브랜드와 완벽하게 분리되지 않는다고 많은 이들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며, 더욱이 YG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논란들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악동뮤지션은 2012년 SBS 서바이벌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 2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어린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훌륭한 작사, 작곡 실력과 개성 있는 보이스는 악동뮤지션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추분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거머쥔 악동뮤지션은 이후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고, 2014년 첫 번째 앨범 '플레이'를 발매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014년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악동뮤지션은 데뷔일로부터 7년 동안 YG엔터테인먼트 전속으로 활동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2014년 4월 1집 '플레이'가 나왔으니 악동뮤지션은 오는 2021년 4월까진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9월 현재 YG엔터테인먼트의 상황은 정말 좋지 않다. 1월부터 클럽 버닝썬 사건이 터지며 빅뱅의 승리가 계약을 해지했고, 아이콘의 멤버 비아이마저 마약 투약 혐의를 받으며 팀에서 탈퇴하고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나갔다. 여기에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었던 양현석마저 상습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양현석은 성매매 알선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여전히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양현석은 이 같은 논란들이 수면 위로 불거지기 이전까지 자신의 SNS에 악동뮤지션을 포함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과 나눈 문자 대화 내용 등을 공개하며 친분을 과시해왔다. 양현석은 이런 식으로 그 어떤 소속사보다 훨씬 더 소속 연예인들과 관여도를 높였다. 그를 향한 의혹들이 소속 연예인들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히는 건 이 때문이다. 악동뮤지션의 경우 'K팝 스타'가 막을 내린 뒤 양현석에게 "저희가 회장님 앞에서 '다리꼬지마'를 부른 지 벌써 5년이 다 돼 가네요. 영원히 어릴 것만 같았던 저희도 성인이 되고 어엿한 가수가 됐습니다. 아직 갈 길이 너무나 멀지만 저희의 첫 발걸음이 'K팝 스타'를 통해, 그리고 YG를 통해 나아갈 수 있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회장님! 꽃길만 걸어주세요",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신사옥 1층 지어드릴게요.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양현석에 의해 공개됐다. 양현석은 또 지난 9월 해병대에 있던 이찬혁이 휴가를 나와 '양현석'이라는 글자가 박힌 검은색 방상내피를 선물했던 사실도 알리며 인증샷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은 이 날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새 앨범 '항해'에 대해 "이번만큼은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온전히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해병대에서 복무하면서 배 위에서까지 작업했을 정도로 진솔한 심경을 담으려 한 음반이다. 악동뮤지션의 이런 진정성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부정 이슈들이 흐리지 않길 많은 팬들은 바라고 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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