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사 유튜브 채널 통해 경쟁사 견제 비판에도 적극 활용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 TV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실장 이강원 상무가 LG 8K 올레드 TV(오른쪽)와 타사 제품으로 USB에 저장된 8K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삼성과 LG 전자가 최근 8K TV를 비롯한 의류 등의 홍보뿐 아니라 타사 견제에도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급팽창하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과거 전통적인 TV광고 등의 매체가 아닌 자사 유튜브를 통해 직접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일반인들이 운영하는 인기 ‘가전 유튜버’와 닮은 모습으로 구매자 층에게 빠른 전파 및 소통효과가 기대된다. 가전 유튜버들의 다양하고 심층적인 제품 분석은 2030 젊은 세대에게 구매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국제표준규격에 부합하는 '리얼 8K' TV 전 모델에 유튜브 8K 영상재생 기능을 제공한다"며 타사 제품과 비교하는 영상을 자사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렸다.

이 영상을 보면 이강원 LG전자 TV소프트웨어플랫폼개발실장(상무)가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에서 유튜브 사이트의 8K 영상재생 기능을 직접 시연하고 있다. 타사 제품은 해당 포맷을 지원하지 않아 영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LG 8K 올레드 TV는 8K 유튜브 영상을 제대로 구현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별도 장치가 있어야 8K 영상이 나온다면 제대로 된 8K TV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대응이다. LG전자는 8K TV 구입 고객에게 8K 영상 재생 기능 지원을 위한 별도장치인 ‘업그레이더’를 연내 무상으로 제공하고 내년 신제품에는 주요 8K 영상 재생 기능을 내장할 계획이다.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는 “LG전자는 국제표준규격에 부합하는 ‘리얼 8K’ 해상도는 물론, 다양한 8K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한 8K TV를 앞세워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8K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것이 알려지자 뒤늦게 별도의 외부장치를 연내에 제공하겠다고 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은 8K TV가 아님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삼성전자 8K TV는 업계 표준 코덱을 충족시키는 모든 동영상을 별도의 외부장치 없이 재생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LG전자는 지난 24일에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뜻뜯한 리뷰 LG 올레드(OLED) TV’ 영상에서 삼성전자의 QLED TV를 뜯어보는 과정을 담아 공세를 이어갔다.

5분30초 분량의 영상에서 LG전자 연구원들은 삼성 QLED TV를 뜯으며 백라이트, 반사시트, 도광판, 확산판, QD시트, 광학시트, 액정패널 등으로 구성돼 있는 ‘QD-LCD TV’라고 강조했다. 삼성 TV가 OLED처럼 자체 발광하는 패널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반면 LG 올레드 TV는 패널 자체가 빛을 내기 때문에 백라이트, 광학시트 등이 없고 0.8㎜로 얇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블랙을 표현할 때 해당 부분 빛을 자체적으로 끄면 되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있는 LCD TV와 비교해 완벽한 블랙을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얼마 전 삼성전자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의류케어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라는 영상을 올리고 LG전자의 건조기 및 스타일러를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와 8K TV 기술에 대한 장외전이 의류 가전까지 번지고 있다고 봤다.

해당 영상은 LG전자의 건조기로 추정되는 제품을 샀다고 자랑하는 여성에게 "건조기 쓰다 보면 열교환기에 먼지 쌓이는데, 직접 청소할 수 있는거야?“라며 열교환기를 자동세척해주는 제품은 열교환기에 먼지 쌓여서 냄새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의 건조기 ‘그랑데’는 직접 보면서 손쉽게 청소할 수 있는 열교환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영상은 LG전자의 의류청정기 ‘스타일러’도 저격했다. 타사 제품(스타일러)는 미세먼지 필터가 없어 내부에 미세먼지가 남지만 삼성 에어드레서는 필터가 있어 미세먼지를 거의 완벽하게 없앤다는 점을 부각했다. 또 LG전자의 ‘무빙행어’ 기술인 옷걸이를 흔들어서 털어내는 방식이 아닌 삼성제품은 강력한 바람으로 먼지 입자를 제거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과거 삼성은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내용의 영상을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와 유튜브에 올려 LG 제품을 비판한 적도 있다. 당시 삼성이 857L(용량) 냉장고를 출시하자마자 LG는 870L 냉장고를 출시했고, 이에 대해 영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해당 영상은 표기상으로는 LG 제품의 용량이 더욱 크지만 삼성과 LG 제품에 물을 부었더니 삼성 냉장고에 더 많은 물이 들어간다고 했다. 또 삼성이 900L 냉장고를 출시한 후 LG가 910L를 출시하자 삼성은 비슷한 내용의 광고로 다시 한 번 저격했다.

이에 LG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명예훼손에 따른 1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결국 두 회사의 합의로 마무리됐지만 일각에서는 최근까지 계속 되는 양사의 상호 비방 마케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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