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돼지열병·국제유가, 9월 소비자물가 변동에는 영향 제한적
장바구니에 물건 담는 고객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과거 물가 흐름을 고려하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의 물가통계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가 전월(104.81)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0.8%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04%로 사실상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의 공식 발표는 0.0%였다.

다만 그간 나타난 9월 물가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면 이달 소비자물가 낙폭이 -0.8%까지 커지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최근 10년간(2009∼2018년) 통계를 보면 9월 소비자물가는 8월보다 평균 0.29% 높아서다. 이런 추세가 올해에도 이어진다고 보면 올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5% 안팎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나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피격 사태는 현재로선 9월 소비자물가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소매가는 27일 기준 100g당 2164원으로 전월(1909원) 대비 13.4% 올랐다. 한 달 전보다 많이 올랐지만, 아직은 평년(2156원) 수준과 비슷하다.

다만 사태 확산 추이에 따라 돼지고기를 비롯한 축산물이나 육류가공품 가격이 추가로 뛸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피격 사태로 이달 중순 잠시 반등했던 국제유가도 다시 안정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피격 사태 직후인 지난 16일 배럴당 64.03달러로 전장 대비 10.11% 급등했지만, 26일 현재 배럴당 61.50달러로 떨어져 안정세를 되찾았다.

9월 소비자물가의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디플레이션 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 경기가 둔화하면서 저물가가 이미 고착화했다"며 "물가 하락으로 대규모 생산 위축이 나타난 것은 아직 아니지만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물가상승률 하락의 주요 원인이 농산물과 국제유가 가격 하락이나 건강보험·무상교육 확대 같은 정책에 있기 때문에 '물가지수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정의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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