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배우 홍종현에게 올해는 의미가 깊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KBS2 주말극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통해 내공 깊은 선배들과 긴 호흡을 맞췄으며, '세젤예' 외에도 SBS '절대그이', 영화 '다시, 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을 만났기 때문이다. 특히 '세젤예'에서는 재벌 2세지만 자력으로 대기업 신입사원에 입사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과 강미리(김소연)를 향한 애절한 사랑꾼 면모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국민 남편', '국민 아들' 등 다양한 애칭까지 얻었다. 홍종현은 유의미한 작품을 남김으로써 큰 용기를 얻고 입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좋아했다.
 
-주말극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해보니 어떤가.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 중 가장 호흡이 길었다. 촬영을 시작할 땐 걱정이 많았다. 경험이 없어서 잘 할 수 있을까 내지는 선배들한테 누가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막상 종방연이 다가오니 '시간이 언제 이렇게 지났지'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현장 분위기도 좋고, 선배들이 잘 이끌어 주셔서 무사히 촬영을 마친 것 같다. 초반엔 김소연(강미리) 선배와 붙는 신이 많아 다른 선배들의 연기를 멀리서 지켜봤다. 궁금한 마음에서 본 건데 나중엔 그걸 보고 있는 것 자체가 배움이더라. 경력이 10년 이상 된 선배들이잖아. 특별한 조언을 해주지 않아도 같은 동료로 대해주며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어때'라고 물어봐 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다. 작품을 준비하는 모습, 현장에서 임하는 모습들을 보며 정말 많이 배웠다."
 
-'세젤예'에도 어김없이 주말극 단골 소재인 불치병 코드가 등장했다. 박선자(김해숙) 장례식 장면도 유독 길게 보여줘 신파로 가는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감독님이랑 자주 했던 말이 있다. 특정 사건이나 캐릭터 위주로 작품이 흘러가는 게 아니라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그런 이유에서 선택한 내용이다. 보는 분들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은 하긴 했다. 그런데 그 경험 또한 누군가에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분은 그 장면을 보면서 같이 울었다고 하더라. 과거의 힘든 기억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막상 보고 나니 후련하고 위로가 됐다고 하더라. 오히려 그분들에겐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기존의 젊은 팬부터 이제 중장년 세대까지 팬층이 두터워졌다.
"주말드라마를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분들이 본다고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방송 후 정말 많은 어머니들이 알아봐 주시더라. 제 하루 스케줄이 촬영 끝나고 집에 가서 강아지들 산책시키는 게 일상이다. 그전에는 저와 비슷하거나 어린 친구들이 알아봐주는 상황이 많았는데, 드라마가 방영되고 나서는 어머니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 제 이름은 모르지만 '한태주'라고 불러주시며 좋아해 주셨다. 처음엔 얼떨떨했는데 나중엔 어머니들이 만나서 해주는 말 한두 마디가 힘이 되고 그랬다. 그런 면에서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홍종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방송 후 '국민 아들', '국민 남편' 등 온갖 좋은 애칭을 다 얻었다. 가장 가져가고 싶은 타이틀이 있다면.
"그중에서 '국민'이라는 말만 가져가고 싶다.(웃음) 다양하게 다 갖다 붙일 수 있는 말이지 않나. 저한테 이런 애칭이 생기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에게 칭찬은 너무 큰 힘이 된다. 칭찬과 응원을 들으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연말에 '베스트 커플상' 받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욕심 나나.
"사실 '태미커플'(한태주-강미리) 로맨스의 9할은 소연 선배 덕으로 만들어졌다. 선배의 공을 빌려 베스트 커플상을 받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소연 선배와 호흡은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주변에서 상대 배우가 소연 선배라는 걸 알고는 다들 '너무 잘 됐다', '다행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얘기할까 궁금해하며 만났는데 정말 심성 자체가 착하고 순수하신 분이셨다. 제가 한참 후배인데도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시고, 극이 진행될수록 이런저런 제안도 많이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세젤예' 바른 청년 한태주와 '달의 연인' 3황자 왕요 악역, 양극 캐릭터 중 더 편한 연기는.
"한태주가 더 편하다. 악역을 맡아 막말하는 게 오히려 더 힘들다. 제가 워낙 착해서.(웃음) 사실 준비하는 것 자체가 다른 것 같다. 사람이 기분이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가 있는데 태주한테는 제 모습을 많이 반영했다. 비록 타이틀은 재벌 2세였지만, 제 나이 또래 사람들과 직장생활을 하고 사내연애를 하는 그런 평범한 모습이 많아 편하게 연기한 것 같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군 입대를 앞두고 초초하진 않나.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남자들은 다 가는 거니까. 초조와 불안보다는 어떻게 하면 군 생활을 잘 보내고 나올까 생각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내 삶을 곰곰이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또 '세젤예'로 큰 사랑과 응원을 받고 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갔다 와서도 지금처럼 작품을 열심히 하고 싶다'는 그런 조금의 욕심과 긍정의 에너지를 얻었다고 해야 할까. 지금보다 더 괜찮은, 좋은, 멋있는 사람이 돼서 나오고 싶다."

홍종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 뒤로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힘들진 않나.
"어렸을 때부터 가만히 있는 걸 못했다. 작품 활동하면서 길게 쉬었던 건 한 1~2주 정도. 쉬면 쉴수록 무언가를 더 하고 싶다. 그래서 작품이 끝나고 시간이 나면 활동적인 걸 하는 편이다. 무언가를 배운다던가 여행을 간다던가, 촬영할 때 관심 있는 것들을 생각해놓고 한두 개씩 시도해본다. 남는 게 있으면 그게 취미가 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세젤예'가 끝났으니 당분간은 여행을 하거나 못 만났던 친구들 만나면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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