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해외매출 총 4815억원...글로벌 시장서 성장세 유지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농심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라면시장에서 농심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면서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의 리더십도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흑자도 예상되고 있어 세계 시장 속 한국 라면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37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되면서 2000년부터 이어진 79분기 연속 흑자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상반기까지 78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농심이 꾸준한 흑자는 해외 시장에서의 유통채널 확대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의 2분기 미국법인 매출액은 약 674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7.4%로 대폭 증가했다. 중국법인 매출액의 경우 약 385억 원으로 8.4% 증가했으며 베트남 법인 매출액은 약 30억 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농심의 상반기 해외시장 매출액은 약 4815억 원을 달성, 지난해와 비교해 약 8.6% 성장했다. 농심은 이 기세를 몰아 세계 시장 확대에 비중을 두고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국내 라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유에서다.

농심의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은 한때 70%에 육박할 정도로 독보적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업계 2위 오뚜기와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이에 신 부회장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와 해외 사업 추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7년 미국의 월마트 지점 4000여 곳에 신라면을 론칭하게 됐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시장에 라면의 안정적인 공급을 하고자 내년 초부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제2공장 공사 계획에 돌입했다. 제2공장에는 최근 출시된 건면과 생면 생산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농심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미국 제2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농심 제공

농심의 움직임을 두고 증권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해외법인의 비중을 확대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하며 “현재 농심은 미국 라면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 ‘마루찬’과 ‘니신’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으며 2017년 월마트 점포 4000여곳에 입점하는 등 유통채널을 확대해 한인이 아닌 현지인을 공략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농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식품업계에서도 유효하다. 조용하지만 부드러운 신 부회장의 리더십 덕분이다.

신 부회장은 연구개발부문에 관심이 많은 외유내강형 인물로 알려져 있다. 외부 노출이 잦은 인물은 아니지만 면밀한 전략과 연구를 통해 확실한 승부수를 던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얀 국물 열풍’ 속에서도 ‘빨간 국물’을 고집한 것이다. 팔도와 삼양이 2011년 각각 출시한 ‘꼬꼬면’과 ‘나가사키짬뽕’은 ‘라면은 빨간 국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시장의 흐름에 편승하기 보다 기존의  빨간 국물 제품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로 인해 농심은 유행에 뒤쳐진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하얀 국물 열풍이 점차 약해지며 신 부회장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짜왕’도 그의 작품이다. 농심은 라면업계 1위 업체로 트렌드 변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기존의 아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흥행을 이끌었다. 짜왕 특유의 굵은 면발 개발에도 신 부회장의 역학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이러한 신 부회장의 리더십에 힘입어 해외에서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이에 안주하지 않고 묵묵히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일찍부터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 농심을 꾸준히 성장하게 한 것 같다”라며 “미국 시장에 도입될 건면과 생면의 시장 가능성도 매우 크게 보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신 부회장은 1958년 1월 9일 부산에서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3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그의 큰아버지다. 1976년 신일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학교 대학원 무역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부터 신 회장의 지시로 농심 공장에서 일찌감치 신입사원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1979년 농심에 정식 입사해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현재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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