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발 금융권 지각변동?...수출입은행·기업은행, 차기 행장에 쏠린 눈
정부발 금융권 지각변동?...수출입은행·기업은행, 차기 행장에 쏠린 눈
  • 김동호 기자
  • 승인 2019.10.01 00:00
  • 수정 2019-10-01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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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 차기 수출입은행장 유력후보로 거론...김도진 기업은행장 연임여부 '관심'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왼쪽)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각사 제공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왼쪽)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각사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자리에 지각 변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장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과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최희남 사장이 차기 수출입은행장에 임명될 경우 한국투자공사 사장 자리도 공석이 된다. 금융권 CEO들의 연쇄이동이 이뤄지는 셈이다.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연임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특성상 연임한 은행장의 선례가 드물어 신임 행장의 임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0일 금융권과 관가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기 수출입은행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최희남 사장과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에 이어 은성수 금융위원장까지 수출입은행장을 거쳐 영전하면서 금융권 내에선 확실한 출세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수출입은행장 자리는 민간 전문가보다 전문 관료 출신 인사가 중용되는 사례가 많았다.

실제로 은성수 위원장 역시 기획재정부 관료와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거쳐 수출입은행장에 올랐다. 이어 현재는 금융위원장직을 맡아 수행중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선 최희남 사장의 수출입은행장 임명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최희남 사장 역시 은성수 위원장과 같은 기획재정부, 한국투자공사 코스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행시 29회 출신의 최희남 사장은 2014년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을 거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은행그룹 상임이사,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거쳐 2018년 3월 현재의 한국투자공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최희남 사장은 최근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상황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국책은행 합병론 등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수출입은행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확실한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선 정부의 코드인사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희남 사장이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양대학교 경제학과에서 동문수학한 사이로 막역한 관계란 주장이다. 또한 두 사람은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함께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사장의 그간의 공직 경력과 업무 능력 등을 감안하면 수출입은행장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란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수출입은행의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의 장관과 동문수학한 사이인데다 공직입문 동기라는 점은 외부에서 정부의 코드인사로 보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반복되는 관료출신 인사의 행장 임명은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비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의 강력한 대항마로 주목받던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전라북도 군산 출신으로 은성수 위원장과 동향이라는 점과 지난해 딸이 수출입은행 공채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29회 출신인 유광열 부원장 역시 기재부 국제금융협력국 국장을 지낸 국제금융 분야의 경력자다. 또한 금융정보분석원 원장과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다.

전병조 전 사장도 행시 29회 출신으로 기재부와 청와대 행정관 근무 경력이 주목받고 있다. 전 전 사장은 청와대 행정관 근무 당시 수석비서관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둔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도진 행장은 취임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양호한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특성상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과거 23명의 기업은행장 중 연임에 성공한 행장은 단 두 명뿐이다.

기업은행장 역시 수출입은행장과 마찬가지로 관료 출신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행장 역시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황교안 전 총리(대통령 권한대행)가 임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정부에서 연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선 김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행장의 연임여부를 정치적 논리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며 "그간의 경영성과를 감안할 경우 (김 행장이) 연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