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웹툰과 웹소설은 최근 드라마계가 주목하고 있는 핫한 소재다. 독자들로부터 이미 인기를 검증받은 만큼 이를 이어 받아 영상화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유독 웹툰 드라마가 많이 등장한 가운데 어떤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지 또 성적은 어떤지 살펴봤다. 웹툰과 웹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움직임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서도 짚어봤다.

OCN '타인은 지옥이다' 포스터

■ 드라마에도, 원작 작가에도 '호재'

올해는 상반기부터 다양한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 MBC '아이템', OCN '빙의',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등이 많은 관심 속에 방영됐으며, 현재는 OCN '타인은 지옥이다',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KBS2 '조선로코 녹두전',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JTBC '이태원 클라쓰' (2020) 등도 시청자를 만날 준비 중이다.

드라마 제작진들이 웹툰과 웹소설에 주목하고 있고, 기존 내용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아지자 시청자들도 적잖이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그중 '타인은 지옥이다'는 첫 방송부터 화려한 성적으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작품을 향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가장 먼저 VOD 매출에서 나타났다. 첫 방송이 시작된 그 주(8.26~9.1) VOD 매출이 OCN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어서는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에서도 9월 첫째 주(9.2~9.8) 253.9점을 기록, 드라마 및 종합 순위에서 모두 1위를 랭크됐다.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 아래 방송 중인 '타인은 지옥이다'는 현재도 3.4%대의 시청률로 주말극 3위 성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수치가 많이 높진 않더라도 매회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타인은 지옥이다'가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이유는 원작의 미스터리하고 파격적인 소재를 OCN만의 스릴러 감성을 담아 완벽하게 영상화했기 때문. 여기에 매 순간 소름을 유발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잘 버무려져 장르물 마니아나 원작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웹툰·웹소설이라는 소재를 드라마에도 호재이지만, 원작 작가들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네이버웹툰이 24일 '네이버 서비스 밋업, 네이버웹툰' 행사장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국 연재 작가 중 1억 원 이상을 버는 작가는 221명에 달한다. 더욱이 웹툰 IP 기반 2차 저작물 제작이 늘어나면 인기 웹툰 작가들의 수익이 크게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IP 영화, 드라마가 인기를 끌 경우 원작의 유료 감상 수익도 급증해 작가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 포스터

■ 장르까지 다양해진 웹툰 드라마

올해는 그간의 웹툰·웹소설 드라마와 달리 장르가 다양해졌다. 지난해엔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tvN '톱스타 유백이', '김비서가 왜그럴까'만 예를 들어도 로맨틱 코미디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스릴, 코믹, 사극 등 시청자들의 선택 폭이 훨씬 넓어졌다.

웹툰이 드라마 산업의 주요 소재로 떠오른 데는 기존 드라마 제작진 같은 경우엔 원작 마니아라도 고정적으로 잡아놓을 수 있다는 매력에서다. 인기 웹툰들은 이미 독자들에게 인기가 검증됐기 때문에 원작의 주 스토리를 해치지 않는 이상 젊은 시청층을 쉽게 겨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드라마계에서는 웹툰과 소설을 원작으로 영상화 작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재근 평론가 역시 "채널이 많아지면서 콘텐츠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콘텐츠를 많이 제작해야 되는 상황에서 창작물을 도전하기에 위험 리스크가 있다 보니 검증된 스토리를 찾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최근에 웹툰 플랫폼이 직접 드라마 제작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제작사 스튜디오 N을 설립해 웹툰 소재 드라마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도 마찬가지로 모두 스튜디오 N을 통해 만들어졌다. 다음웹툰컴퍼니와 카카오M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 역시 내년부터 3년 동안 매년 1편씩 다음 웹툰 IP를 활용한 드라마를 제작해 KBS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비록 창작물이 줄어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대중으로 하여금 원작의 영화화에 대한 궁금증, 배우들의 캐스팅 싱크로율 등 관심거리가 시청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웹툰과 웹소설 등을 원작으로 한 영상화 작업이 계속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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